"신약 경쟁력, 신기술 확보·규제개선에 달렸다…투자 활성화 돼야"(종합)
[GBF2024] 뉴스1 글로벌바이오포럼…신약 개발 전문가 한자리
"국내 의료시장 갈 길 멀어…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어야"
- 김규빈 기자, 황진중 기자,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황진중 조유리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전문가들이 신약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기술 확보, 기업 인수 등을 추진해 성장 동력을 찾겠다고 뜻을 모았다. 특히 국내 유망 바이오 기업들은 기업공개(IPO) 절차 후 코스피 상장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민영 종합뉴스통신사 <뉴스1>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K-신약개발의 새로운 길'을 주제로 제7회 글로벌 바이오 포럼 2024(GBF2024)를 개최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마주한 법적·제도적 장벽을 확인하고 개선 방향을 제안하는 발표와 정책 지원, 투자와 기술특례상장 전략 등이 소개됐다. 또 패널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해결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행사에는 주호영 국회부의장,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 정관계·투자·제약바이오 업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 바이오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한 기조발표에서 바이오산업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를 손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낡은 규제 중 하나로 꼽힌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문제를 지적했다. 법차손은 회계상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이 자본의 50%를 초과한 경우를 뜻한다.
한국거래소는 법차손 발생 요건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 해당하는 기업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관리종목 지정 후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기업은 상장 폐지된다.
1부 토론인 'K-신약 개발의 새로운 길'에서는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이사(회장), 오세웅 유한양행 부사장, 신해인 SK바이오팜 부사장,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박 단장은 "국가신약개발사업에 우리나라 3개 부처에서 10년 동안 2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결과를 고려하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새로운 타깃, 뉴모달리티(새로운 기술)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신해인 SK바이오팜 부사장은 "미국이라는 본토에서 국내 기업이 마케팅을 하는 것은 많이 어렵다. 영업사원을 꾸려서 (해외에) 제품을 파는 것만이 글로벌 진출은 아니다"며 "영업사원이 마케팅을 하는 게 아니라, 리서치를 같이하는 등 여러 요소를 집어넣어 큰 돈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다음달부터 출범하는 국가바이오위원회에 일선 현장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정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부처와 민간위원 등을 포함해 최대 40명으로 구성되며, 윤석열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게된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모범 케이스인 신약 중 하나인 렉라자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오세웅 유한양행 부사장은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초기 임상에서 저용량인 40㎎을 투여받은 환자의 뇌종양이 폐와 뇌 모두에서 크게 줄었는데 이러한 치료 효과를 보고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ARPA-H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선경 K-헬스 미래추진단장은 정부가 아닌 일선 기관에서 보건, 의료 분야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RPA-H 프로젝트는 미국의 보건연구고등계획국(ARPA-H)을 본뜬 보건의료분야 혁신도전형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정부는 오는 2032년까지 1조1628억원을 투자한다.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 사회로 진행된 2부 세션 패널 토의는 서아론 한국거래소 기술기업상장부장, 김희성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전상담과장, 정순욱 한국투자파트너스 이사, 이영훈 LSK인베스트먼트 상무, 박주철 하이센스바이오 대표가 참여했다.
정순욱 한국투자파트너스 이사는 "투자 환경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투자해도 돈을 못 벌 것 같기 때문이다"며 "회수율 자체가 높지 않고 밸류도 기대에 못 미쳐서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아론 한국거래소 기술기업상장부장은 투자 업계가 규제로 지적한 바이오 기업의 경영안정성을 위한 대주주 지분 20% 룰에 대해 "실제로 실무적으로는 10% 미만 떨어지는 대주주가 있더라도 심사에 고려한다"며 "다만 기준점은 없을 수 없으니 바이오 쪽은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성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사전상담과장은 "바이오 기업이 식약처에 오는 시기가 더 빨라졌으면 좋겠다"며 "모든 제품을 다 상담하지는 못하지만 초기에 오셨을 때 분명 얻을 수 있는 개발계획에 대한 의견이 있으니까 상담 먼저하고 꾸준히 컨설팅받으면 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영섭 뉴스1 대표는 "글로벌 혁신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과 투자,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R&D, 여기에 정책 금융과 세제 지원, 규제 법령 개선, 인력 양성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블록버스터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 방식이 적기 적소에, 다시 말해 꼭 필요한 곳에 집중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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