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 4주간 환자 1.3배↑…마이코플라스마 폐렴도 유행

올 백일해 환자 3만2620명…백신접종 적극 독려

2급 감염병' 백일해가 역대급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2024.5.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올 들어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 수가 폭증하자 정부가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아울러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백일해 같은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9일 청장 주재로 보건복지부, 교육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최근 증가 추세인 백일해 등 호흡기감염병 유행 동향 및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고 20일 밝혔다.

전수감시 중인 올해 백일해 환자 수는 추석 연휴 이후 증가세에 있다. 최근 4주간 환자 수가 1.3배 증가한 가운데 지난 3~9일 2023명을 기록했다. 올 들어 3만2620명 발생했고 생후 2개월 미만의 영아가 숨진 일도 있었다.

과거 6년(2018~2023년) 대비 주별 백일해(의사) 환자 발생 추이 비교.(2024년 11월 9일 기준) (질병관리청 제공)

연령별로는 13~19세가 1만4695명(45%)으로 가장 많고 7~12세 1만3768명(42.2%) 등 7~19세 학령기 소아청소년이 87.2%를 차지했다. 0~6세 환자 수는 113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이후 0세 영아의 신고도 늘고 있다.

입원환자를 감시 중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여름철 최고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였으나 지난 3~9일 968명으로 전주(810명) 대비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2세 이하(1만6770명) 아동이 올해 전체 입원환자(2만3625명)의 71%를 차지했다.

인플루엔자는 과거 동기간(11월) 대비 환자 발생은 낮은 수준으로, 과거 2년간 인플루엔자 유행이 11월께 시작해 최고점(12월~다음해 1월)에 도달한 상황을 볼 때 11월 말부터 예년과 유사한 겨울철 유행 양상을 보일 것으로 질병청은 예상했다.

코로나19는 표본감시 의료기관 입원환자 수가 8월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질병청은 "최근 입원환자의 감소세가 둔화하는 양상을 고려했을 때 12월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질병청은 "올해 백일해가 큰 유행을 지속하고 있으나, 다행히 우리나라의 높은 예방접종률과 신속한 진단·치료, 국민들의 호흡기 예방수칙 준수 노력을 통해 현재까지 고위험군인 0세 발생이 해외 선진국 대비 적고, 대부분의 환자 증상도 경미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초접종(생후 2·4·6개월) 이전 또는 면역체계가 성숙하기 이전인 데다, 사망자도 발생한 0세 영아를 보호하기 위해 임신·출산진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임신부 예방접종을 독려하기로 했다. 임신부 백일해 예방접종의 국가필수 예방접종 도입 가능성도 검토할 방침이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과 관련해선 현장에서 보다 원활하게 항생제를 투약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소아감염학회 등과 함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종합 진료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또 코로나19의 동절기 유행에 대비해 복지부와 교육부, 지자체와 함께 감염취약시설 대상 맞춤형 홍보 등 예방접종 독려를 지속한다. 지난 18일까지 65세 이상 고령층의 코로나19 접종률은 42.1%, 인플루엔자 접종률은 74.8%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백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는 점에 대해 임상근거 및 전문가 논의를 토대로 고위험군과 고위험군에게 전파 가능한 사람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