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에 박단 합류…"정부 안 바뀌면 저항·투쟁 불가피"(종합)
박형욱 호 출범…15명 비대위원 중 전공의·의대생 6명
"정부 사과 한마디 없어…여야의정 협의체 굉장히 회의적"
- 강승지 기자,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조유리 기자 = 박형욱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8일 "정부의 변화가 없다면 정부의 의료농단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조치 등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형욱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협회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비대위원으로 합류한다.
15명 규모의 비대위에는 박단 위원장 등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측 사직 전공의와 휴학계를 내고 학교를 떠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측 학생 3명씩 총 6명이 포함된다. 다만 박단 위원장 외에는 개인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직능별 의사 단체에서도 비대위에 참여한다. 의협 대의원회에서 나상연 부의장·한미애 부의장이 합류한다. 시도의사회에서는 이주병 충청남도의사회장·최운창 전라남도의사회장이 중임을 맡았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 김창수 회장, 김현아 부회장, 배장환 고문이 승선한다. 윤용선 바른의료연구소 소장도 비대위원직을 수락했다.
자문위원으로는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원장,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 장효곤 이노무브 대표, 김연희 법무법인 의성 대표 변호사, 전성훈 법무법인(유한) 한별 변호사, 유튜브 '지식의 칼'로 활동 중인 이재홍 프리드먼 연구원 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박형욱 위원장은 "사직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위 구성안을 제안했고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압도적인 수로 의결했다"며 "박단 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은 파행적 의료사태가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랄 거고, 의사들도 당연히 그렇다"며 "불행하게도 정부의 모습을 보면 전공의, 의대생에게 정부를 믿으라고 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께서 신뢰 회복 조치를 해 주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의대증원 규모를 협의하지 않았음에도 협의했다는 점 △2000명 증원이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점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 등 행정명령으로 전공의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점 등을 지적하며 관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어 "정부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전공의들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수련 과정에서 합당한 보호가 있어야 하고 수련 후 미래가 보여야 한다. 의료 위기의 근원은 의료시스템의 문제"라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시한폭탄을 멈추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시한폭탄'의 의미에 대해 박 위원장은 "여러 가지다. 지방 필수의료의 붕괴, 신규의사 배출 급감, 의학교육의 어려움 등등"이라며 "효과만 생각하고 부작용은 아예 생각하지 않는다면 문제"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의대증원 백지화'를 거듭 제안했다.
박 위원장은 또 "급격한 의대증원은 10년 후유증을 낳을 것이다. 앞으로 그 책임을 누가 지는가"라며 "윤 대통령께서 정부를 신뢰할 조치를 해주시고 시한폭탄을 멈추게 해 주신다면 현 사태가 풀리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의협 비대위는 정부의 의료농단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다"며 "그건 우리 사회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부연했다.
박 위원장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가능성에 대해 "전공의, 의대생 의견을 모아야 한다. 다만 지금 상황을 보면 굉장히 회의적이다. 다른 비대위원들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라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권, 시민사회의 조언은 구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협은 임현택 전 회장의 탄핵이 결정된 날 비대위 전환을 의결했다. 비대위 활동 기간은 차기 회장 선출과 취임 때까지인 내년 1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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