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전공의·의대생 몫 '40%'…"한 팀 돼 증원 차단"
비대위 15명 중 전공의·의대생 각 3명씩 참여…"원 팀 원 보이스"
"단일화로 강한 협상력 얻어" "내외부에 강한 메시지 필요"
- 강승지 기자,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조유리 기자 =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탄핵으로 꾸려진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르면 이번 주 초 전공의와 의대생을 주축으로 하는 '원 팀'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이 전공의·의대생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한 데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의 환영 입장도 나온 만큼 박단 위원장은 물론 시도 의사회, 의대 교수 등 여러 의료 직역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의료계가 모처럼 단일대오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는 전날(16일) 대전의 한 호텔에서 운영위원회 제9차 회의와 워크숍을 개최해 비대위 운영을 포함한 의료 현안 등을 논의했다. 앞으로 비대위는 각 의료 직역의 추천을 받아 총 15명으로 구성된다.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에 비대위원을 3명씩,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에 비대위원을 2명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그외 의대 교수 단체 등에도 비대위원을 추천받는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오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비대위 활동 계획을 발표한다. 전공의·의대생 당사자(총 6명)가 비대위원(15명)의 40% 비중을 차지해 이들의 견해가 상당 부분 반영될 전망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5일 뉴스1에 "투쟁도, 협상도 비대위원들의 합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며 "그런데 전공의·의대생이 투쟁하지 않겠다는데 억지로 투쟁을 강요할 수는 없다. 협상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학자로서 사태 초기부터 의대증원 중단을 요구해 온 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대증원 정책 부작용에 대해 인식조차 없는 정부와 대화가 가능할지 지극히 의문"이라며 여야의정 협의체 등을 통한 대정부 타협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의료계 인사들은 의협 비대위의 출범을 반기며 "전공의·의대생이 울타리 안에 들어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만으로 긍정적이다. 단일화만으로도 강한 협상력과 투쟁력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박형욱 위원장은 사심 없이 이번 현안을 잘 대응할 분이라 전혀 걱정할 게 없다. 단지 사태가 발생한 지 이미 오래된 시점인 게 아쉬울 뿐"이라며 "의협 아래 모든 의사 직역이 뭉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주수호 전 의협 회장도 "비대위는 가장 먼저 사분오열된 의료계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또 패배 의식에 빠져드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내외부에 강한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며 "고립돼 가고 있던 학생과 전공의들을 지원하는 일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은 "의협 비대위가 전의교협에 협조를 요청하면 응할 예정이다.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는 전의교협도 부정적"이라며 "이번 사태에 정부가 사과하고 책임을 먼저 인정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의정 협의체는 이날 전체 회의를 열어 의정갈등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선 사직 전공의의 군 입대 문제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대증원 문제에 있어 전공의·의대생 등 당사자와 정부 간 입장차가 여전하다. 야당은 물론 전공의 단체·의대생 단체에 의대 교수 단체까지 불참 방침에 여야의정 협의체 운영 자체를 지적하는 상황이라, 합의안이 나와도 '반쪽짜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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