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된 임현택 "사원총회 개최해 대의원회 폐지 추진"
"선거가 왜 필요? 박단이 회장 겸 비대위원장 맡아라"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개혁을 위해 '대의원회 폐지'를 골자로 하는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전 회장은 13일 지난달 닫았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최근 다시 열고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거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의사협회가 근본적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내부로부터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결코 바뀌는 게 없을 거라는 생각을 이번에 절감했다"며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곧 구체안 알려 드리겠다"고 했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기관으로 필수기관으로 보장받는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는 의사결정기구이며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에 소집될 수 있다.
'대의원회 폐지'를 주장하는 임 전 회장은 지난 10일 재적 대의원 224명 중 3분의 2를 넘는 170명의 찬성으로 탄핵됐다. 의료계는 임 전 회장이 의협 전체 회원의 의견이 아닌, 대의원들의 결정만으로 자리에서 내려온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0년 전 의협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노환규 전 회장도 "사원총회를 통해 의협의 중요 권한이 회원들에게 돌아가도록 의협 정관 개정을 추진하고 내부 개혁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임 전 회장이 사원총회를 소집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 대의원은 "사원총회를 열 수는 있지만 개인이 주도하기는 어려울 거다. 노 전 회장도 성공 못한 것"이라고 평했다.
임 전 회장과 탄핵을 주도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대립도 격화되고 있다. 전날(12일) 임 전 회장은 SNS에 "의협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요?"로 시작하는 글을 올리며 "'박단'이 의협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분명한 건 본인이 누누이 얘기해 왔던 '2025년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까지 분명히 달성해야 할 것"이라며 박단 위원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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