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기로 선 의협회장 "불신임안 사유가 전부 비수…내부 분열은 안돼"
임현택 "개인적인 경솔한 언행 부끄럽다…논란될 SNS 안할 것"
의협 대의원회 불신임안 표결…3분의 2 출석, 찬성 시 가결
- 김규빈 기자, 조유리 기자,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조유리 강승지 기자 = 취임 6개월 만에 불신임(탄핵)의 갈림길에 선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의협 회원들을 향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막말 논란, 1억원 합의금 논란 등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대통령실의 독선과 아집에 무력하게 막혀버려 죄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임 회장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먼저 이날 회장 불신임안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 상정으로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리게 된 것에 대하여 회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회장으로서 여러분의 기대를 온전히 충족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불신임안에 담긴 사유 하나하나가 비수로 가슴을 찌르는 듯 하다"며 "지난 반 년간 (저와) 42대 집행부는 의대 정원 증원 저지와 의료악법 폐기, 수가 정상화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 치열한 분투에도 불구하고, 의대 증원 강행과 의료농단의 실타래를 풀지 못했다"며 "정부와 대통령실의 독선과 아집에 무력하게 막힌 저 자신이 그저 죄스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싸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전공의와 의대생 여러분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잘 보듬어주지 못한 점은 큰 실책"이라며 "젊은 의사들이 앞장서 목소리를 내며 싸우고 있음에도 진심으로 소통하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그는 현재 모든 SNS 계정을 삭제했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는 "엄중한 상황에서 개인적인 경솔한 언행으로 누를 끼친 점 참으로 부끄럽다"며 "회장으로서 의협의 위상을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회원들께서 모아주신 전공의 지원금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분노한 나머지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오늘 불신임 사태가 내부의 갈등과 분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며 "과거에도 여러 번 의협회장의 탄핵 시도가 있었지만 결과는 언제나 우리 의협의 힘을 약화시키고 혼란만 가중시켰을 뿐이다. 외부에서 볼 때 의료계가 갈등으로 스스로 소모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사적인 자리, SNS 등을 포함해 논란이 갈 수 있는 발언과 행동 자제 △회무 진행 사항 공개 △인적 쇄신을 통한 새로운 집행부 구성 등을 약속했다.
이어 "의료계의 차세대를 이끌어갈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세대 간, 직역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며 "주어진 사명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도록 저와 집행부에게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의협은 이날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임 회장의 불신임과 비대위 구성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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