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모두 무료 접종”…여야, ‘HPV 9가 백신 예산’ 한 목소리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 저출생 대책으로 적극 검토"
"국민 생명과 건강 위한다는 점에서 여야 따로 없어"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무산 위기에 처한 남녀 청소년 대상 HPV(Human Papilloma Virus·인유두종바이러스) 9가 백신 무료 접종 계획을 되살리기 위해 여야 의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0일 질병청에 따르면 내년도 국가예방접종(NIP) 예산은 올해 8010억 원보다 1992억 원(24.9%) 감액된 6018억 원 편성됐다. 긴축 예산 편성으로 HPV 백신 NIP를 확대하려던 정부 계획이 무산 위기를 맞게 됐다.
현행 HPV 백신 NIP는 만 12~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게 4가 백신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질병청은 만 12세 남성 청소년을 추가하는 건 물론, 9가 백신으로 확대할 방침이었다. 질병청의 '국가예방접종 도입 중장기계획 수립' 연구를 봐도 12세 여아 9가 백신 무료화가 전체 검토계획 중 3위, 12세 남아 9가 백신 무료화가 6위로 높은 편이다.
만성질환자 인플루엔자(계절독감) 백신, 대상포진 백신 역시 NIP 검토 대상이었다. HPV 백신을 포함한 이들 백신의 NIP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와의 예산 협의 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를 통해 질병청에 "NIP 도입 의지가 있느냐"고 따져 물은 바 있다. HPV는 자궁경부암, 두경부암, 생식기 관련 암의 주요 원인이다. HPV가 주 원인인 암의 환자와 진료비 모두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회 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이달 계획된 부처 예산안 심사에서 NIP 관련 예산 증액 필요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미애 의원은 뉴스1에 "예방접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남아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중 28개국은 남녀 동시 무료 접종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22개에서는 감염 예방률이 더 높은 HPV 9가 백신을 적용하고 있다. 4가 백신을 일부 여성에게 무료로 놔주는 우리와 비교가 된다.
김 의원은 "미래세대 건강을 위한 투자, 저출생 대책의 하나로 적극 검토해야 한다"라며 "남녀 청소년에게 동시에 HPV 9가백신이 접종되면 집단면역 수준에 이를 수 있고 궁극적으로 질병 예방과 진료비 절약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재정 여건과 건전재정 목표 달성 등의 이유로 신규사업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HPV 접종 확대는 연령별·백신별 특성, 백신 수급 가능성, 소요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회에서 적절한 규모의 증액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감을 통해 여야 의원들께서 청년세대 건강과 효율적인 감염병 대책의 일환으로 HPV 관련 암 질환 대응 9가 백신 도입, 남아 접종 확대를 질의하셨다"며 "저 역시 복지위 간사이자, 예결산소위 위원으로서도 이번 예산안 심사 때 의견을 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 측면에서 수년간 다소 많이 들어갈 수 있지만, 9가 백신 남녀 청소년 동시 접종이 이뤄지면, 집단면역 수준에서 이를 수 있고 궁극적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진료비를 절약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국회 복지위는 국민 생명과 건강을 위한다는 점에서 여야가 따로 없다. 여당 간사로서 정부와 협력하고 여야가 협의해 국민을 위한 정책과 예산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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