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원들 또 칼 빼들었다…임현택 '탄핵' 다음달 10일 결정
3분의 2이상 출석, 출석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가결'
의협 회원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 목소리 낼 수 있어야"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취임한 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탄핵당할 위기에 놓였다. 취임 직후부터 막말 논란에 이어 지역의사회 간부 고소 후 합의금 1억원 요구 논란 등이 불거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의협에 따르면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오후 8시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임 회장 불신임 안건과 정부 의료농단 저지·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대위 구성 등을 논의할 임시대의원총회 일정을 결정했다.
의협 대의원회 관계자는 "다음 달 10일 오후 2시에 임시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며 "의협 정관에 일주일 전 공지를 해야 해 이번 주말은 물리적으로 어려워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현근 의협 부산광역시 대의원은 지난 24일 임 회장의 불신임 건과 비대위 구성 건 등에 대해 임시대의원회 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현재까지 재적 대의원 249명 가운데 103명이 임시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임시대의원 총회는 대의원은 3분의 2 이상이 출석한 가운데,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회장 불신임 안건이 가결된다. 만약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임 회장은 지난 2014년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이래 임기 중 탄핵당한 두 번째 회장이 된다.
조 대의원은 발의문에서 "임 회장은 당선인 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차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임 회장은 과거 장상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며 조현병 환자 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또 의대 증원에 의협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간호법 제정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의대 증원 관련 집회에서 시도의사회와 상의 없이 '무기한 집단 휴진'을 언급한 점 등도 의사들 사이에서 신뢰를 잃은 요소로 꼽힌다.
이에 더해 최근 임 회장이 서울시의사회 A 씨가 의사 커뮤니티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 4억원을 빼돌렸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올린 것을 문제 삼아 고소 취하 합의금 명목으로 현금 1억원을 요구했다는 게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가 들어서면 의정사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임 회장과 갈등을 겪어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더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 시도의사회장은 "기존 집행부가 정부와 모든 협상에 다 실패하다 보니, 의사 회원들 사이에서 현 집행부에 바라는 것이 없다"며 "이번 (탄핵) 계기로 전공의, 의대생 등이 집행부에 들어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 8월 31일에도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의대 정원 증원 저지·필수 의료 패키지 대응·간호법 저지를 위한 비대위 설치에 관한 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투표 참여 대의원 189명 중 131명이 반대해 비대위 설치가 무산됐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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