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유리지갑'…작년 건보 직장가입자 부과 '사상 최대'

직장가입자 낸 보험료 매년 증가…"공평 부담 필요"

건강보험료 부과 현황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낸 건강보험료가 사상 최대치인 72조 원 규모로 집계됐다. 월급에 따른 보험료가 71조원, 월급 외 소득에 따른 보험료가 1조 원가량 걷힌 가운데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가입자가 낸 보수월액 보험료는 70조 7982억 원이다. 보수외 소득월액 보험료는 1조 3340억 원이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구분됐다. 직장가입자는 '월급'을 중심으로 보험료를 매기며 보험료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지난 6월 기준 올해 직장가입자 본인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월평균 15만 8009원이었다.

지역가입자는 소득뿐만 아니라 보유 재산을 기준으로 점수화한 '보험료 부과 점수'를 토대로 보험료를 산정한다.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산 보유 현황까지 고려한다.

지난해 직장가입자 수는 2004만 2000명(건강보험 가입자의 39% 비중)으로 사상 처음 2000만 명대를 웃돌았다.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는 1628만 6000명(31.7%), 지역가입자는 1505만 4000명(29.3%) 비중이다.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 보험료와 보수외 소득월액 보험료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 8월까지 부과된 보수월액 보험료는 47조 6004억 원, 보수외 소득월액 보험료는 9973억 원으로 48조 5977억 원이다.

이는 2018년 한 해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 보험료와 보수외 소득월액 보험료보다 많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직장가입자의 수가 늘고, 근로소득이 높아진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득중심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에 따라 보수 외 소득에 대한 부과 기준이 강화되면서 월급 외 임대료, 이자수익 등이 있는 직장가입자의 보수외 소득월액 보험료 부과액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에 부과된 보험료는 지난해 9조 7366억 원으로 2022년 10조 858억 원보다 3492억 원가량 감소했다. 올 8월까지 6조 4313억 원 걷혀, 10조 원을 웃돌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역가입자 보험료의 비중은 2017년 15.8%에서 올 8월 11.7%까지 떨어졌지만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비중은 2017년 84.2%에서 올 8월 88.3%까지 올랐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등 사회 현상이 반영된 셈이다.

일단 정부는 소득에서 건강보험료를 걷는 비율을 의미하는 건강보험료율을 2년 연속 동결해 직장가입자 등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최소화했다. 지난 9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의결을 거쳐 내년 건보료율은 올해와 같은 7.09%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가입자 간의 공평한 보험료 부과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때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험료 대비 받는 급여 등 지역가입자보다 직장가입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를 간과하지 말자는 취지다.

김미애 의원은 "의료보험제도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는 가입자의 공평한 보험료 부담"이라며 "재정을 원활하게 조달하고 이를 함께 사용하며, 위험 분산을 통해 사회연대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