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학회에 수억원 투입 국립중앙의료원 센터장 '경고' 솜방망이"

[국감현장] 강선우 "우호기관 봐주기 의혹…윗선 의심"
용역 계약서 없이 경비 집행…복지부, 비용 일부만 회수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 등 증인 및 참고인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립암센터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 원장, 김헌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 서홍관 국립암센터원장, 이재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 2024.10.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조유리 임윤지 기자 = 김성중 중앙의료센터장이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대한응급의학회 학술행사에 용역 계약없이 억대 기금을 투입해 보건복지부로부터 감사를 받았으나 경징계인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립암센터, 국립중앙의료원 등 대상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응급의학회가 개최하는 추계 학술행사의 부대행사로 '항공의료발전 국제심포지엄'에 1억8000만원을 별도의 계약서 없이 일반수용비로 집행했다.

일반수용비로 집행했다는 것은 물품구입비 등과 같은 소모성 경비로 사용했다는 뜻이다.

당시 보건복지부 감사보고서에선 "행사 경비는 채무 당사자가 있으므로 계약지출이 타당한데도 일반지출을 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해당 학회의 행사비는 총 5억400만원인데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지출한 비용이 35.7%를 차지한다"며 "이만큼 비용을 지출했으면 참여 규모도 커야 하는데 정작 센터는 31개 주제 강연 중에 2개 세션만 배정받았다"고 했다.

이어 "센터가 주최한 행사도 아닌데 행사 첫날 1045명분 점심 도시락으로 4180만원을 지출했다"며 "시스템 장비 비용 2200만원을 학회와 센터가 공동경비로 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26일 같은 취지의 행사에도 센터는 약 1억원을 지출했다"며 "하지만 계약서는 바로 하루 전인 10월25일 겨우 맞춰서 작성됐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직원 47명에 대해서 학회 참석 등록비 670만원을 일괄 지원하기로 했는데, 실제로는 전문의 8명이 참석했다"며 "사실상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응급의료기금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퍼서 자신과 가까운 응급의학회 행사 지출에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강 의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국가계약 절차를 위반한 중앙응급의료센터에 기관경고와 비용 일부인 1150만원 회수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경고는 공직자 징계에서 가장 낮은 수위인 견책보다 낮은 처분으로, '징계'가 아니다.

강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의정갈등으로 곤란한 활동에 놓이자 우호기관인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처지를 봐준 것이 아니겠나라는 생각을 해본다"며 "저는 이 윗선이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