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도 의사 가능" 의협 보고서 누가 썼나…파장 일파만파

노환규 전 의협회장 "경만호 회장 시절 연구" 선 긋기
경만호 "의대-한의대 통합 관련 연구…의사 800명 증원 효과"

11일 대한한의사협회가 공개한 '의대와 한의대의 통합을 통한 의료일원화 방안 연구' 보고서의 일부.(한의협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의사가 의학 교육과정 중 일부 학점을 이수하면 의사가 될 자격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과거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연구 보고서를 둘러싼 파장이 주말을 거치며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해당 연구보고서가 나온 시점을 전후해 의협 회장을 지낸 인사들 사이에선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노환규 전 의협회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뉴스1이 보도한 <"45학점 더 들으면 한의사도 의사 가능"…'의협 보고서' 논란>이라는 기사의 제목을 공유하면서 "2012년 4월, 즉 제가 취임하기 1개월 전에 발표된 자료다. 제36대 경만호 집행부 때 연구돼 발표된 내용"이라고 썼다. 해당 보고서는 자신의 취임 1개월 전 발표된 것으로, 직전 집행부인 경만호 전 의협회장 시절에 연구된 내용이라고 강조하면서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노 전 의협회장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발표 연도가 2012년도라 놀랐다. 의협회장 회무를 시작한 해이기 때문"이라면서 "임기 동안 의료정책연구소장을 했던 최재욱 교수에게 물어봤더니 처음 듣는 소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래돼 잊고 있었던 당시 기억들이 하나씩 되살아났다"면서 "경만호 회장 당시 △한의사협회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의료일원화 임시조직팀(TFT) 추진 발표 △본인이 운영하는 요양병원에 한의사를 공개 채용하려다 물의가 일자 취소한 일 △한의약 육성법 입법 당시 '조용히 설득하겠다'면서 해당 의협 이사도 모르게 일을 잘못 추진하면서 통과를 방치하고 정작 본인은 그 시점에 한의사 협회 회장단과 골프 회동을 해 회원들을 망연자실하게 한 일 등이 생각났다"고 덧붙였다.

또 "경만호 회장의 친한방 행보 때문에 당시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에서 경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면서 "의한방일원화는 추무진 회장 때에도 잠시 추진됐다가 논란이 일자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전 회장은 게시글 말미에 "경만호 집행부에서 저 연구결과가 나올 당시 의료정책연구소장을 하셨던 분께 연락을 취하려 했다"면서 "안타깝게도 지난해 작고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뒤늦게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경만호 전 회장은 1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의학과 한의학은 학문 자체가 다르다"면서 "당시 연구는 한의대를 의과대학의 한 과로 통합하는 방안과 관련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경 전 회장은 "한의사가 의사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옛날에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을 통합해 새로 입학하는 학년부터 의과대학에서 교육하고, 한방을 내과, 외과, 소아과 같이 한방과로, 하나의 과로 하는 것을 논의한 것"이라면서 "이는 한의학을 없애는 것도 아니고 의사 수는 800명 가까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의료대란 없이 의사 수가 늘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와 관련해 당시에 연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환규 전 의협회장의 SNS 발언과 관련해서는 즉답을 피한 채 말을 아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