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10곳·성형외과 4곳 생길 때 소아과 1곳 문 닫았다

"급여매출액 양극화…안과 9억·소아과 3억 수준"
"필수의료에 대한 공정하고 충분한 보상 필요"

한 어린이와 보호자가 지난 6월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휴진 안내를 보고 있다.뉴스1 이재명 기자/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전국에 의원급 정형외과가 최근 5년 사이 472개소 개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소아청소년과는 46개소 감소했다. 정형외과 10곳이 새로 개원할 동안 소아청소년과 1곳은 문을 닫은 셈이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진료과목별 개원의 증감 현황 및 매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국 의원급 정형외과는 2645곳으로 집계됐다. 2019년 2173곳과 비교하면 472곳 늘었다.

정형외과와 함께 인기 진료과목으로 꼽히는 성형외과는 올해 7월 기준 1183개소로 2019년 1011개소보다 172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안과는 114곳 늘어난 1742곳으로 조사됐다. 이비인후과는 2729곳으로 2019년 2525곳보다 204개소 증가했다.

반면 필수의료 과목인 일반외과는 올해 7월 1059개소로 2019년 993곳보다 66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흉부외과는 60개소로 5년 전인 2019년 51개소보다 겨우 9곳 늘었다.

소아청소년과는 2182곳으로 2019년 2228곳보다 46곳 감소했다. 소아청소년과는 2020년 2159곳, 2021년 2115곳으로 각각 전년보다 3.1%, 2.0% 줄었다. 이후 2022년 2137곳, 지난해 2155곳에 이어 올해 2182곳까지 늘었지만, 증가 폭은 0.8~1.3% 수준으로 다른 과보다 현저히 둔화했다.

비급여매출액을 제외한 공단부담금과 본인부담금 등 총진료비 기준 급여매출액 또한 필수의료 과목보다 인기 과목이 더 높게 나타났다.

올해 1~7월 소아청소년과 2182곳에서 벌어들인 급여매출액은 62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단순 계산으로 나눠보면 1곳당 평균 급여매출액은 2억 8400만 원 수준이다. 일반외과는 1059개소에서 4956억 원의 급여매출액을 올렸다. 평균 급여매출액은 한 곳당 4억 6700만 원이다. 흉부외과 60곳의 급여매출액은 240억 원이었다. 한 곳당 평균 4억 원꼴이다.

반면 같은 기간 안과는 1742개소에서 총 1조 4916억 원의 급여매출액을 기록했다. 의원 한 곳당 평균 8억 5600만 원을 번 셈이다. 정형외과 2645곳의 급여매출액은 1조 7912억 원으로 1곳 평균 6억 7700만 원을 기록했다. 성형외과 1183곳 급여매출액은 378억 원에 그쳤지만, 이는 진료과목 특성상 비급여 항목이 대부분 매출을 차지하는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병원에서 가격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할 시 급여 항목이 많은 진료과목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김미애 의원실은 개원의들은 비급여 항목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과,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과목보다 비급여 항목이 높은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현재의 필수의료위기는 불공정한 의료 생태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서 "비급여 위주의 개원가, 미용 의료분야에 비해 보상이 적고, 비급여 시장 확대로 인해 그 격차가 벌어지고 필수의료 기피, 개원 쏠림 등 인력 이탈이 심화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에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필수의료에 대한 공정하고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는 제도개혁, 구조개혁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