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력추계위원 추천 18일까지 기다릴 것"…의료계 '묵묵부답'
정부, 인력수급추계위 연내 출범…13명 중 7명 공급자단체 추천
의료계 "우린 한뜻…의대증원 의제 포함해야"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현재까지 의사들이 추천한 위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는 여전히 내년도 의대 정원을 백지화하지 않으면 추계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10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의료 이용에 대한 국민과 환자분들의 불편과 불안이 8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제는 소모적인 갈등을 멈추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전제조건이나 사전적 의제를 정하지 말고 대화에 참여해주길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계를 향해 오는 18일까지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위원 추천을 요구했다. 현재까지 의료계 외 다른 수요자단체나 연구기관에서 정부 측에 요청한 위원은 3명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는 18일까지 의료계 참여 여부를 살펴본 후 일부 위원들과 함께 추계위를 출범할지, 모집 기간을 연장할지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 11일 뉴스1에 "18일까지 기다린 후 (추계위 출범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며 "(현재까지 몇 명이 지원했는지는) 중간에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의료계를 잘 설득해서 추진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가 없다면 여야의정협의체나 의료인력 수급 추계 기구 등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김성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변인은 "(정부와) 대화 시작 자체가 안되는 분위기"라며 "추계위 위원 추천에 대해서 의료계는 뜻을 함께할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최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2025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다"고 재차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지난달 30일 의대 정원을 의제에 포함해야 한다며 위원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지난 10일 서울의대, 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개최한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서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이 "2035년에는 의사 1만명 정도가 부족하다"며 "사실상 4000명을 증원해야 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의료계의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 소재 의과대학 교수도 "의정갈등 이후 정부와 의료계 인사가 참여하는 토론회가 열렸지만, 각자의 입장만 반복하다가 끝났다. 이 분위기가 토론과 대화의 분위기로 흘러갈 것 같지는 않다"며 "의대 증원에 대해 오히려 정부 측은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라서 반감만 산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장상윤 수석비서관의 1년에 가까운 대국민 사기극과 선동은 독일제국을 망하게 하고 전범국가로 인도하는 데 일등공신인 (독일 나치의) 괴벨스가 울고갈 정도"라며 "괴벨스는 유태인, 자국민과 타국가 사람들을 죽였는데 장 수석비서관은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근본부터 무너뜨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사회도 같은날 "토론회는 (정부에) 의료계 의견을 들었다는 명분만 줄 뿐"이라며 "전공의 한 명만 건드리면 강력히 투쟁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최후의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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