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간호서비스 향상 위해 수가 차등제 보다 강화해야"

간호사 부족 병원 전국 1020개…1인당 환자 줄일 정책 시급
'미래 간호정책 토론회'…입원 현장 간호사 배치 수준 높여야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4.8.28/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양질의 간호서비스가 병원에서 제공되도록 간호사 배치 수준이 좋다면 수가를 더 주는 방식의 '간호관리료 차등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대한간호협회가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미래 간호정책 마련 토론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입원 현장의 간호사 배치 수준을 높여서 국민이 간호서비스를 충분히 향유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간호사 배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보상에 제한을 두고, 배치 기준의 차이를 건강보험 수가 차등화에 강하게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병원이 간호인력을 더 충원하고 이직 인력을 줄이게 되면, 간호사의 보수 수준이나 근무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는 취지다.

간호관리료 차등제는 '간호등급제'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병동 간호사 확보 수준에 따라 입원료를 가산한다.

간호사를 충분히 배치해 얻는 건강보험 수입이 간호사 채용 비용을 넘어서도록 해 병원이 자발적으로 간호사를 채용하고, 이직을 막기 위한 처우 개선도 유도한다.

다만 정 교수는 "의료법은 병상 2.5개 당 간호사 1명이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최소기준을 정해 결과적으로 사문화됐고 지키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어 실효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간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급성기 병원을 운영하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2045개의 간호관리료 기준등급 충족률(일반병동 기준)이 44.2%(903개)에 불과하다.

간호사가 부족해 기준등급에 미달된 종합병원은 122개(36.8%), 병원은 1020개(61.2%)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는 "현행 규정을 '최소기준'이 아닌 '권장표준'으로 공식화하거나 3:1, 4:1 등 최소 기준을 완화하는 등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를 지키지 않는 병원은 건강보험 상환 불인정 또는 감산 수가 등을 통해 시장에서 퇴출당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진료지원업무를 수행 중인 'PA 간호사' 업무영역이 정비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간호법은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했고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와 규정을 명확히 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정 교수는 "진료지원업무의 구체적인 범위와 한계, 진료지원업무를 하는 간호사의 자격 요건을 보건복지부령에서 구체화하는 작업이 향후 과제"라고 진단했다.

토론에 참여한 오선영 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높은 스트레스와 번아웃(탈진)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현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사직과 이직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규칙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교대근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