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불인증 1년 유예'…의료계 "의평원 무력화, '입틀막'까지"

의사협회 등 5개 단체 "개정령안 취소하라" 공동 입장
의대생 학부모 "학생들 학습권 위해 의평원 보호할것"

17일 오후 경기도 내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불이 꺼져 있다. 2024.5.1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교육부가 의과대학의 교육여건이 나빠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인증평가에서 불인증을 받더라도 처분을 1년 이상 유예하는 내용이 담긴 '고등교육평가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을 입법 예고한 데 대해 의료계는 "개정안을 즉각 취소하라"고 규탄했다.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해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5개 단체는 27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25일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대규모 재난이 발생해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거나 교육 여건이 저하되는 경우 인정기관이 불인증을 하기 전 1년 이상의 보완 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5개 단체는 "(교육부기) 의평원의 인증평가 과정을 무력화하려는 의향을 드러냈다"며 "이같이 통보한 데는 '권한 남용'에 해당하며 의대 부실화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고 '입틀막'까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번 개정령안으로 교육부는 무리한 의대증원 강행에 따라 발생할 문제를 숨기기 위해 정상적인 의학교육 평가 수행조차 막으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5개 단체는 "의대 불인증에 따라 발생되는 해당 의대 소속 학생의 의사국시 지원 제한 등의 문제가 예상되자 의평원의 의과대학 평가인증 자체를 못하게 해 의학교육의 질 관리를 포기하고 우수한 의사 양성을 막겠다는 비상식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수십년간 쌓아온 의학교육에 대한 노력과 헌신, 그리고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의과대학 교육을 일거에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라며 "부실의대는 부실 의사를 양성할 게 자명하고 종국에는 국민 건강과 생명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5개 단체는 "교육부는 의평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개정령안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며 "국민 건강 훼손에 앞장선 관계자들을 모두 밝혀 의법한 처분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의대생 학부모 단체인 전국의대학부모연합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전의학연 부모들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의평원을 보호할 것이다. 방관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은 그릇이 큰 그릇을 힘으로 억지로 담으려고 한다면, 둘 다 깨지게 마련"이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온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을 대한민국 교육부가 힘으로 손아귀에 넣으려고 한다면, 그 결과는 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