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증가에도 검진·치료 수준 제자리"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제13회 국제학술대회 개최
국가 건강검진 관리체계 내 혈당·혈압·지질 통합 예방관리 촉구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참여자들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잇다.(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음에도 검진과 치료 수준이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검진 주기와 사후관리 등 국가 건강검진 관리체계 내에서 혈당과 혈압, 지질 등을 통합 예방·관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서울에서 제13회 국제학술대회 ICoLA 2024(International Congress on Lipid & Atherosclerosis) 개최를 기념하는 간담회와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안지현 홍보이사(한국의학연구소 내과)는 국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및 관리실태를 분석한 ‘2024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대해 발표했다. 지난 2007년 국내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 8.8%에서 2022년 22.4%로 2.5배 이상 증가했으며, 2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고콜레스테롤혈증 조절률은 54.1%에 불과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관리를 통해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임에도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지질강하제로 치료 중인 환자의 87.4%는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으로 조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현 원장(서울행복내과)은 학술대회에서 '검진 현장에서 느끼는 이상지질혈증 검진의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원장은 "이상지질혈증은 채혈한 혈액을 검사해 진단하는데, 질환 특성상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어 혈액 검사 자체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질환의 발견율과 인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국가건강검진에서도 이상지질혈증 검사 주기를 4년에 1번으로 시행하도록 정해 인지율, 조절률이 더 떨어진다. 하지만 이상지질혈증을 방치하면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져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검사 주기를 단축해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상지질혈증 검사 통보 시 '일반질환 의심'이 아닌 당뇨병, 고혈압과 같이 별도 진단 칸을 도입해 질환 심각성과 인지도를 제고하는 동시에 만약 수치가 높을 경우 재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검진 판정 문구의 추가가 필요하다"면서 확진 검사에서도 이상지질혈증 질환을 추가하여 지원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김정환 교수(을지의대 가정의학과)는 '혈압, 혈당, 지질 등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관리 정책 전환'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은 한국인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한다"면서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선행 위험인자인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의 조절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가 핵심이며, 이들 질환은 개별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함께 통합적으로 예방하고 치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박지민 사무관은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을 동반하는 환자가 많아 관련 사업이 다수 존재하나, 이상지질혈증 단독 환자 대상 관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추가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공단에서 비만, 고혈압, 고혈당 등의 위험 인자를 보유한 환자 대상으로 별도 상담을 제공하는 사업 진행 중이다. 국가건강검진 결과 토대로 이상지질혈증 유질환자 대상 사후 확진 검사에서 본인부담금 면제할 수 있을지 여부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내부적으로 효과에 대해 검토 진행 중이며, 관련 제도 개선이 가능할지 연내 목표로 관련 자료의 초안 토대로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김재택 이사장(중앙의대 내분비내과)은 "이상지질혈증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건강 문제다"면서 "앞으로도 학회는 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관리, 치료에 있어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폭넓은 학문 교류와 발전의 장을 마련하며, 관련 질환에 대한 대국민 인식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