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우울해, 온 몸 욱신욱신"…명절증후군 맞습니다

고강도 가사노동·운전으로 인한 통증…휴식 권장
연휴 1주일 전부터 생겨 명절 전·후 2~3일 심해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추석 연휴 동안 휴식을 취했지만, 일상 복귀를 앞두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른바 '명절증후군'으로 장시간 운전, 강도 높은 가사 노동, 원하지 않는 대화에서 받는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명절증후군은 신체적·정신적 피로로 나타난다. 무기력증, 요통, 두통, 복통, 소화불량 등 신체적 증상과 함께 우울하거나 짜증이 늘고 불면증이 찾아오는 정신적 증상이 대표적이다. 이런 증상들을 겪는다면 명절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동안 명절증후군은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대접하는 주부들 사이에 많이 발생했는데 부모님과 아내 눈치를 봐야 하는 남편, 결혼과 취직 압박에 시달리는 청년들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정휘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요즘은 명절 스트레스의 경각심이 높아지며 정신적 증상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다양한 연령에서 명절증후군 호소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가족 간 배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상은 보통 연휴 1주일 전부터 생기기 시작해 명절 전후 2~3일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부들은 가사 노동으로 손목, 어깨, 허리, 무릎 등에 통증이 유발되고 남자들은 장거리 운전으로 척추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이들 모두 스트레칭과 휴식으로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피곤하다고 누워있거나 잠을 자는 걸 지양해야 한다. 안마 등으로 뭉친 근육들을 풀어주는 한편 통증이 심한 부위에 냉·온찜질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운전할 때는 올바른 자세도 중요하다. 운전석의 위치는 페달을 밟을 때 무릎이 적당히 구부러지게 하고 등은 등받이에 기대 10~15도 정도로 유지한다. 평소 허리가 좋지 않으면 타월을 둥글게 말아 허리 뒤에 받쳐주는 것도 있다.

운전을 시작한 후에는 2시간에 20분 정도씩 쉬고 쉬는 동안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차 안에서는 절대 금연해야 한다. 밀폐된 공간의 공기가 탁해지면 운전 중 스트레스와 졸음이 가중될 수 있다. 1시간에 한 번 정도는 꼭 차창을 내려 환기를 해주는 게 좋다.

아울러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다가 소화불량을 느낄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은 피하면서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저열량의 음식을 챙겨 먹는 게 좋다. 물을 자주 마시고 반신욕과 족욕으로 몸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방법도 추천된다.

일교차가 커서 음식이 쉽게 상하고 식중독과 장염에 걸릴 수도 있다. 남은 음식은 밀봉해 냉장 보관을 하고 조리와 식사 전후에 손을 씻는 등 위생 관리는 철저히 해야 한다. 당뇨나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명절 음식 섭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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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지만 가끔은 대화 중에 기분 나쁜 언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주는 지나친 관심과 간섭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김지혜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런 스트레스는 빨리 해소하는 게 좋다. 연휴 막바지 휴식을 취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안정을 찾자"며 "불면증이 생길 수도 있는데 사전에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 생체리듬을 미리 회복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안전하고 편안한 명절을 보내려면 가족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노인과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장거리 이동 2~3일 전부터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해야 하며 평소 복용하는 약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담당 주치의와 병원 연락처도 숙지해 두는 게 좋다.

운전자는 출발 전 과음과 과식을 삼가야 한다. 장거리 이동할 때 멀미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 멀미를 예방하려면 출발 전 숙면과 과식하지 않는 것이 좋고 출발 2~3시간 전에 멀미약을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