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 의사들 피부미용 시장 유입, 필수의료 의사 부족 초래"

대한피부과학회, '제22회 피부건강의 날' 기자간담회

강훈 대한피부과학회장이 12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제22회 피부건강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대한피부과학회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피부과를 전공하지 않은 비전문의들이 피부과 전문의 행세를 하며 미용의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구조가 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석권 전북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12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대한피부과학회 주최 '제22회 피부건강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윤 교수는 올해 초 피부과 전공의·전문의 280명을 대상으로 '피부과 의사로 거짓 표방하는 미용·일반의사들의 행태'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공개하며 "심각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응답자의 91.1%는 일반의나 타과 전문의들이 피부과 의사 행세를 하는 걸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비피부과 의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방송 등 미디어를 악용(88.2%)하거나 진료과목 표시 위반(72.9%), 불법 홍보(62.7%) 등 피부과 의사를 사칭한다고 파악했다.

이와 함께 피부가 의사가 아닌 의료진에게 레이저나 필러 시술 등 피부미용시술을 받고 부작용이 생긴 환자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86.7%였다.

피부질환 부작용(63.9%), 피부미용시술 사고(47.6%) 환자를 본 적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특히 바이탈 의사 인력 부족 사태와 의사들의 피부미용 시장 유입 현상이 연관있느냐는 항목에 91.8%가 동의했다.

윤 교수는 "피부과 의료기관 이용 효율, 의료비 지출 개선 및 사고 예방과 의사의 정상적 배치를 저해하는 의대정원확대 반박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에게도 불안전한 미용의료를 의사 외에 허용하려는 정책의 중단을 정부는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회가 2021년 진행한 설문 결과 피부질환자의 90%가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원하지만 상당수가 병원 간판 표기 문제로 전문 병원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파악됐다.

이우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과가 단순한 미용과 레이저 치료를 넘어 피부 중증질환 치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필수의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부질환은 전신 중증질환과 관련 있다. 질환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쉽게 놓칠 수 있는 임상소견으로부터 중증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전했다.

강훈 피부과학회장은 "오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비전문가에 의한 치료가 지속되며 각종 부작용과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훈 회장은 "환자들이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피부 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전개하겠다"고 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