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테니스·필라테스 하다 손목 통증, 이 병 의심해야

손목 관절 이루는 척골, 수근골, 삼각섬유연골 충돌 통증
"서양인 대비 동양인은 척골이 요골보다 길어 특히 주의"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퇴근 후 테니스와 필라테스 운동을 매일 번갈아 열심히 하는 A 씨(32·여). 손목이 아픈데도 참고 운동을 하다 최근 통증이 너무 심해 병원 진료를 봤더니 '척골충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테니스, 요가, 필라테스, 골프 등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손목 통증으로 병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이때 손목 연골이 닳아서 생기는 '척골충돌증후군'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척골충돌증후군은 퇴행성 관절질환으로 대개 팔뚝을 구성하는 두 뼈 중 하나인 '척골'(새끼손가락 쪽의 손목에 튀어나온 뼈)이 요골(아래팔의 가쪽 위치)에 비해 긴 경우 잘 발생한다. 손목을 쓰는 동적인 동작이 반복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재성 중앙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목을 자주 비트는 운동인 테니스, 요가, 필라테스, 골프, 탁구 등의 운동을 즐기는 젊은층이 늘며 20~30대 환자의 유병률도 증가세"라고 했다.

좌측의 그림처럼 손목에서 척골의 길이가 요골보다 긴 경우, 우측의 그림처럼 척골과 수근골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는 상태를 ‘척골충돌증후군’이라고 한다(중앙대학교병원 제공)

동양인은 서양인과 다르게 요골보다 척골이 길어 척골충돌증후군이 흔하다. 주로 새끼손가락 쪽 손목 관절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이 심하면 문고리를 돌려 열거나 걸레 짜기 등 일상 행동을 할 때도 심한 통증을 느낀다.

특별한 외상 없이 만성 척측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약 50% 이상이 척골충돌증후군 진단을 받는 추세다. 팔뚝 안쪽 뼈인 척골두와 손바닥과 손목뼈로 구성된 수근골 그리고 그 사이의 삼각섬유연골이 닳아 손목 통증이 생긴다.

손목을 새끼손가락 방향 쪽으로 꺾은 상태에서 통증이 생기거나 새끼손가락 쪽 손목뼈 사이 오목한 부위를 누를 때 통증이 있다면 의심할 수 있다.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X레이를 찍어 요골보다 척골이 더 긴지 확인해 봐야 한다.

비교적 초기에 진단되면 손 사용을 줄이거나 물리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돼 손 사용을 줄여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 등으로 나아질 수 있다. 6개월 이상 치료에도 증상이 회복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한다.

강종우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수술적 치료에는 긴 척골의 일부를 잘라내어 손목뼈 길이를 맞추는 척골 단축술과 손목 관절경을 통해 파열된 삼각섬유연골복합체 부위를 절제해 다듬어주거나 봉합하는 수술이 일반적이며 수술 경과도 좋다"고 소개했다.

이재성 교수는 "관절이 비교적 괜찮으면 척골 단축술로 치료될 수 있으나 상태를 방치할 경우 연골이 완전히 망가져 관절 자체를 고정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 경우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수술 이전에 만성화되지 않도록 증상을 조절하고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손목뿐 아니라 관절 손상 예방으로 쉽게 할 수 있는 게 준비운동, 즉 스트레칭이다. 충분히 스트레칭해 손목을 풀어줘야 한다.

가볍게 손목을 구부리거나 반대로 펴는 손목 스트레칭도 도움이 되는 가운데 손목의 과도한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손목을 많이 사용해야 할 때에는 손목 보호대를 착용해 손목을 보호할 수 있다.

삼각섬유연골파열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도 반복적인 사용을 피해야 한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스트레칭으로 손목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가급적 줄여주는 게 좋다.

아울러 외상을 방지하기 위해 무리한 운동과 행동은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골프의 경우 스윙을 할 때 공을 찍어 치는 동작은 손목에 충격이 가중돼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강종우 교수는 "평소 과도한 손목 사용은 자제하고 사용 후에는 온찜질로 손목의 피로를 풀어주는 게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일상생활 중에 손목 통증이 느껴진다면 그냥 넘기지 마시고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