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 4개월 영아, 11개 병원 뺑뺑이 돌다 청주→서울로

복지부 "항생제 투여 후 안정…수술 일정 잡는 중"
'소아 중환자실 부족' '소아외과 전문의 부재' 여파

의정갈등 장기화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응급의료 공백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1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2024.9.1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강승지 기자 = 주말 사이 충북 청주에서 탈장 증세를 보인 생후 4개월 영아가 11개 병원을 전전하다 4시간 만에 서울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고형우 보건복지부 첨단의료지원관은 10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지난 8일 충북 청주에서 탈장이 의심되는 유아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서울로 이송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고 지원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0시36분쯤 청주 상당구의 한 어린이병원에서 생후 4개월된 남아가 탈장, 요로 감염이 의심돼 탈장 수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가기 위해 구급대에 연락했다.

구급대를 기다리는 사이 어린이병원측은 인근 대학병원에 전원 요청을 했지만 수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구급대는 최초 신고 2분 뒤인 오전 10시48분 현장에 도착했다.

"당시 환아의 의식은 명료했고, 체온은 37.1~37.5℃로 약간의 발열 증상이 있었으며, 계속 울고 보채는 상황이었다"고 고 지원관은 설명했다.

구급대는 오전 10시59분부터 병원을 수배했지만, 11개 병원에서 '소아외과 전문의 부재' '소아 중환자실 부족' 등을 사유로 환아를 수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약 130㎞ 떨어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용 가능하다는 답변이 왔다. 어린이병원 측이 구급대에 연락을 취한지 44분을 훌쩍 넘긴 오전 11시43분쯤, 12번째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삼성서울병원에서 환자를 받아 준 것이다.

환아는 같은날 오후 1시41분쯤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했다. 전원 이후 환아는 요로감염증상으로 발열 증상이 있었으나, 항생제 투여 후 안정상태에 접어들었다.

고 지원관은 "다만 환아의 탈장은 긴급히 수술할 상황은 아니라서 현재는 수술일자를 잡는 중에 있다"고 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