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대 증원, 2027학년도부터 논의 가능…여야정 단일안 요구"

임현택 "여·야·정 합리적 단일안 요구 달라" 역제안
"증원 철회해 현장 회복 우선…의사·전문의 6000명 안 나와"

사직 전공의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강좌'에서 초음파 진단 실습을 하고 있다./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027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단, 정부가 2025년·2026년 의대 증원 등을 철회해 의료 현장을 회복한 이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4자 협의체를 구성하는 여·야·정에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할 합리적인 단일안을 요구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2025년 의대 정원 원점 재논의가 불가한 이유와 근거가 도대체 무엇이냐"면서 "의협은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할 여·야·정의 합리적인 단일안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여당과 야당, 정부는 의료계와 함께 4자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증원 등에 대해 소통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만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유예하기로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의료계가 과학적 합리적 의견을 제시한다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재논의한다는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국무조정실은 "의료계가 2026학년도 이후의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이견이 있다면 과학적 근거를 갖추어 합리적 의견을 제시할 경우, 정부는 의료계의 의견을 존중해 2000명이라는 숫자에 구애되지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재논의할 수 있음을 일관되게 지속해서 밝혀 왔다"고 전했다.

의료계 일부는 4자 협의체 구성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면서도 2025년 의대 증원 등을 원점 재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의료 현장 회복이 우선이다. 정부는 지난 6일까지 협의를 할 것처럼 얘기하다가 입장을 하루 만에 또 바꿨다"면서 "2025년에 의대생 7500명을 가르칠 방법이 없다. 대부분 휴학을 할 것이다. 그러면 2026년은 원래 정원도 뽑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의 의료 혼란을 막을 여·야·정 단일 의견이 나오는 것이 필요하다. 현장을 먼저 정상화해야 한다"면서 "의료계가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등 정부가 계속 발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대 증원 추진 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최안나 대변인은 "현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그런 것들을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도 빨라야 2027년부터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2025년과 2026년 증원을 일단 철회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에 의사 3000명이 배출되지 않는다. 전문의 3000명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증원은 의미 없다"고 강조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