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전공의 경찰 출석…의료계 "검경 독재 본격화"(종합)
박재일 대표 "정부, 의료왜곡이라는 본질에 무지"
"전공의 사직 주도자는 의협 아닌 정부 관계자들"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줄줄이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된 데 대해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교수들은 전공의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고 학생들도 복귀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5일 오전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를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 청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조사에 앞서 박 대표는 "정부는 의료 왜곡의 본질에 대해 무지한 채 그릇된 의료 정책만을 강행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사회의 큰 오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월부터 전공의 집단 사직을 사주했다는 혐의로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등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 중이다. 김은식 세브란스 전공의 대표와 한성존 서울아산 전공의 대표가 9일, 김유영 삼성서울 전공의 대표가 11일, 김태근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 대표가 13일 경찰 조사를 받는다.
대전협은 "현재 일부 전공의 대표는 변호사 선임 등의 문제와 담당 수사관의 비협조인 태도로 날짜 조율에 어려움이 있긴 하나, 대부분 일정 조율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의대 교수, 전공의, 학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월 2000명 의대증원 발표 등을 접한 데 따른 사직은 의사들이 주도한 게 아니라 정부 관계자들 때문이라는 취지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사직은 현재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뒤틀려 있는지, 정부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증명하는 명백한 증거"라고 비판했다.
의대생들로 구성된 가톨릭·서울·성균관·연세·울산 5개 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도 "사태 해결의 의지를 상실한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강압적 행태에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대응위는 "대한민국 의료를 최전선에서 지탱해 온 사람들이 누구보다 의료개혁의 실상에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는 학생들에게 대화하자고 복귀를 종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대위도 "정부는 국민 기본권을 짓밟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이 권력을 휘두르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며 "검경 독재가 본격화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쓰게끔 주도한 사람은 의협 회장도 아니고 전공의는 더더욱 아니며 대통령실 사회수석, 보건복지부·교육부 등 정부 관계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만행으로 인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붕괴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으며 전 국민이 지켜보고 책임을 엄중히 물어 역사에 남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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