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응급실은 선착순 아니라 위급한 순"…경증은 동네 병의원
추석 응급실 환자, 평시 1.6배…"경증환자 시간·경제적 손해"
"판단 어려우면 119에 문의, 평소 복용 약 파악해둬야"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파행 우려가 커진 가운데 언제 어떤 증상으로 어느 병원 응급실을 가야 할지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의료현장 모두 "중증 응급환자의 적기 치료를 위해, 증상이 가볍다면 인근 동네 병의원에 가 달라"고 강조한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연휴에는 응급실 내원 환자 수가 평일은 평시 대비 1.6배, 주말은 1.2배 증가한다. 현장 의료진 소진, 코로나19 환자 증가에 더불어 연휴를 앞둔 터라 응급실 유지에 최대 고비가 예측된다.
복지부는 환자들이 추석 연휴 대형병원 응급실로 몰리면 원활한 치료가 어려울 수 있으니 코로나19 등 발열·호흡기 환자는 발열 클리닉, 경증 환자는 지역응급의료센터·기관 또는 문을 여는 당직 병의원에 가달라고 당부한다.
복지부는 이번 연휴 문을 여는 당직 병의원을 4000개 이상 지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증상의 경증은 응급의료기관이나 당직 병의원 의료진이 한국 응급환자 중증도(KTAS)에 따라 판단한다.
심장마비나 무호흡 등 즉각 처치가 필요한 최우선순위(최중증) 환자와 심근경색, 뇌출혈 등 빠른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나 거점 응급의료센터로 가야 한다.
38도 이상 발열을 동반한 복통 증세나 1~2시간 내 처치가 필요한 경증 환자나 감기, 장염, 열상 등 비응급 환자는 당직 병의원을 방문하면 된다. 경증 비응급환자가 대형병원을 고집하더라도 의료진이 중증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지역 병원 응급실 등으로 이송될 수 있다.
현장 의료진들은 한목소리로 "환자들은 무조건 대형병원 응급실에 온다. 선착순이 아니라 위급한 환자를 먼저 치료하므로 반드시 응급실 진료가 필요한지 확인해야 한다. 경증 환자 본인도 시간적·경제적 손해를 볼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장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등을 느낄 때나 뇌 질환의 주요 증상인 매우 극심한 두통, 시야가 흐려지거나 하혈 증상이 있을 때는 종합병원 응급실을 가야 한다.
심장·뇌 질환 환자, 외상 환자 등 생명을 놓고 촌각을 다투는 경우 즉각 대형병원 응급실에 가야 한다. 화상, 손가락 절단 환자는 화상이나 수지 봉합 전문 응급실 방문이 요구되고 골절, 상처 부위 봉합은 중소병원 응급실을 권한다.
홍성엽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평소 복용하는 약물을 파악하는 게 좋다. 복용하는 약을 직접 가져가거나 약봉지를 챙겨오는 게 좋다"면서 "독극물이나 약물을 삼켰을 때는 해당 약과 토사물을 가져가는 게 빠른 해독에 도움 된다"고 설명했다.
생후 6개월 이내의 아이가 38도이거나 생후 6개월 이상의 아이가 39도 이상일 때, 열 경기를 일으킬 때, 평소와 달리 아이가 축 처져 있거나 먹지 말아야 할 음식물을 먹은 경우 응급실로 향해야 한다. 이때 해당 응급실에서 소아 진료가 가능한지 먼저 문의한다.
열이 났을 땐 열 난 시간과 해열제 투여 시간, 대·소변 횟수 등을 시간대별로 기록해 가면 진료에 도움 되고, 아기 수첩이나 대기시간을 고려해 장난감, 가재 손수건, 담요 등을 챙겨가면 유용하다. 사전에 소아 전문 응급실이나 야간진료 가능 병원을 파악하는 게 좋다.
평소 앓던 질환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그동안 다니던 병원을 이용하는 게 현명하다. 주치의가 상태를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큰 병원을 찾기보다, 증상에 알맞은 응급실을 찾아야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홍 교수는 "만성질환이 있거나 고령, 노쇠 질환은 연휴 이후 진료를 고려하는 게 좋다. 무조건 걱정된다고 응급실로 향하면 다른 중증 응급환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 119에 문의해 적절한 병원을 찾아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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