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교통사고 절반 이상, '고령 운전자'가 운전하다 냈다"

운수사고 65세 이상 환자 비율 10년 새 9.0%p 증가
10·20대 자살시도 '29.3%→43.8%', 중독 '19.2%→33.5%'

서울시 동작구 도로변에 '어르신 운전면허 반납하고 교통카드 지원 받으세요'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4.7.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고령층의 교통사고 가운데 직접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운전자 사고는 줄어든 반면 노인 운전자 사고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급실을 찾은 손상 환자 가운데 추락·낙상 환자가 10명 중 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10·20대는 자살과 중독 환자가 10년 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28일 손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은 '2023 손상 유형 및 원인 통계'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 23개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 환자는 총 20만3258명으로 이중 입원환자가 3만2691명(16.1%)이었으며 사망 환자는 2425명(1.2%)로 조사됐다.

전체 손상 환자 중 추락·낙상으로 손상이 37.8%로 가장 많았고 이어 둔상 19.4%, 운수사고 13.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운수사고 환자 비율이 지속해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수사고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2013년 4만1928명에서 지난해 2만6689명으로 10년 새 1만5239명(-36.3%) 줄었으나 65세 이상 운수사고 비율은 같은 기간 12.6%에서 21.6%로 9.0%포인트(p) 증가했다.

노인이 직접 운전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3080건으로 65세 이상 고령자의 전체 운수사고 가운데 53.6%를 차지했다. 고령 운수사고 가운데 노인 운전 사고가 절반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0년 전 47.6%보다 6.0%p 증가했다. 반면 보행 중 운수사고가 발생한 노인 환자 비율은 28.6%, 동승·승객 15.3%, 승하차 중 사고 2.4%로 노인 운전 사고에 비해 낮았다.

전체 운수사고 중 운전자 손상 환자가 10년 전에 비해 1.3배 감소했지만 65세 이상 운전자 환자 비율은 같은 기간 6.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운수사고 환자의 역할 비율(2023년) 및 분포(2013, 2023년).(질병관리청 제공)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60세 이상에서는 낙상 환자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낙상환자 중 60대 이상 환자 비율은 2013년 25.2%에서 지난해 45.2%로 20.0%p 증가했다.

낙상의 경우 42.9%가 집에서 발생했으며 이어 도로 25.5%, 상업시설 10.6%, 운동시설 4.1% 순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의 교통사고나 낙상사고 비율이 높아진 반면 10대와 20대에서는 자살이나 중독 관련 환자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10~20대 자해·자살 시도 비율은 2013년 29.3%에서 지난해 43.8%로 14.5%p 증가했으며 중독 환자 비율도 같은 기간 19.2%에서 33.5%로 14.3%p 늘어났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자해·자살 환자가 지난해 26.0%로 가장 많았으며 10대가 17.8%로 뒤를 이었다. 이어 40대 13.3%, 30대 13.2%, 50대 11.7%, 70세 이상 10.0%, 60대 8.0%를 기록했다.

2013년 조사 때 20대(20.1%)에 이어 40대(19.7%)와 30대(19.5%)가 10대(9.2%)보다 자해·자살 환자가 많았으나 10년 새 10대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과 위험 요인을 밝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를 통해 손상 발생 위험 요인과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사회구조 변화에 따른 손상의 변화양상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애주기별 손상 예방 가이드라인 등을 개발·배포해 국민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