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치료해도 남는게 없다"…원가보전율 정신과 55%·산부인과 61% 그쳐

방사선종양 252%·안과 139% 달해…"특정과 기피 심화 요인"

1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광판에 진료과별 전문의 일정 안내가 나오고 있다. 2024.5.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환자를 진료하고도 원가 이하의 건강보험 수가를 받는 진료과가 다수 확인됐다. 진료과목 간 원가보전율 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나, 특정과 기피 현상의 주 요인이 될 거란 지적이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받은 '2022년 진료과목별 급여진료 비용과 수익 자료'를 보면 외과계 급여진료 비용은 1조1429억원이지만 수익은 9561억원으로 원가보전율은 84%에 그쳤다.

내과계는 급여진료 비용이 1조1040억원이지만 수익은 9586억원으로 원가보전율은 87%에 그쳤다. 그러나 방사선종양학과와 마취통증의학과 등 지원계는 비용(89억2700만원)보다 수익(133억4300만원)이 더 많아 원가보전율은 149%에 달했다.

같은 계열 내에서도 원가 보전율은 진료과별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내과계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원가 보전율은 55%로 심장내과(117%)의 절반에 못 미쳤다. 외과계에서 산부인과 원가 보전율은 61%로 안과(139%)와 2배 이상 격차가 났다.

대표적인 필수의료 분야인 내과 72%, 외과 84%, 산부인과 61%, 소아청소년과 79% 등 모두 원가보전율이 100%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산부인과의 원가보전율은 방사선종양학과 252%의 4분의 1도 되지 않았다.

2022년 진료과목별 급여진료의 비용 대비 수입(원가보전율)(국회의원 김윤 의원실 재구성)

이에 대해 김윤 의원은 "전문과목별로 불균형한 건강보험 수가체계의 영향이 지난 20년간 누적되면서, 산부인과, 소아과 등 특정 과목에 대한 기피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수가체계를 공정하게 책정하는 게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선결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원가보전율이 낮은 일부 인기과는 진료수입과 비급여가 많은 검사수입이 분리돼 상대적으로 급여진료 수입이 낮은 경향이 있다"며 "복지부가 2년 안에 수가체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온 국민이 약속이 지켜지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