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대생 수도권 쏠림 해결 없이는 의대증원 의미 없어"

사직 전공의 "직장 때문에 고향 떠나…지역 일자리 필요"
"사태 본질은 국가가 다수 개인의 자유, 기본권 침해"

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과대학에서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의료개혁, 현장이 말하다-일차 의료와 지역의료 살리기' 토론회에서 윤동규 사직 전공의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2024.8.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9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추가모집이 진행된 가운데 지역의대로 나와도 수도권으로 몰리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의대증원은 의미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사직 전공의로부터 제기됐다.

윤동규 서울대학교병원 사직 전공의는 이날 오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의료개혁, 현장이 말하다 - 일차의료와 지역의료 살리기' 토론회에 참여해 이같이 밝혔다.

윤씨는 "고향을 떠나는 이유 대부분 '직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소멸의 이유로도 꼽힌다"며 "대구가톨릭의대는 정원을 80명으로 늘렸지만 전공의는 34명 지원받는다. 46명은 다른 데로 떠나야 한다. 지역의대를 나와도 수도권으로 몰릴 구조"라고 말했다.

윤씨는 또 "환자들이 주치의를 선택할 때 모두 좋은 병원 출신 의사를 선호한다. 선택권이 환자에 있는 상황에서 환자가 서울대 출신이 아닌 주치의를 인정할지 의문"이라며 "현재 확증편향이 너무 큰 상태다. 당장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한 사직 전공의도 발언 기회를 얻고 "서울대병원과 서산의료원이 협약을 통해 의료진을 파견하고 있다. 차로 3시간 걸리는데 며칠은 서울, 며칠은 서산에서 일한다. 말이 되냐"며 "가장 (환경이) 취약한 노동자인 전임의를 보낸다"고 말했다.

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과대학에서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의료개혁, 현장이 말하다-일차 의료와 지역의료 살리기'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2024.8.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그는 "이번 사태가 터지고, 상급종합병원을 지탱하고 있던 건 전공의였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다"면서 "지역 의료를 이런 식으로 살려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국가가 다수 개인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데 있다"고 했다.

윤씨 역시 "정책을 무책임하게 발표한 정부에 정말 유감"이라며 "우리 아래 세대부터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못 받을 거라 장담한다. 이 얘기를 환자한테 할 수 없어 사직을 했다. 정부는 잘못을 알고, 처음부터 다시 대화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