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6' 교수들 "의대생의 국시 미응시율 96%…특단 조치 필요"

오늘 의사 국시 실기시험 접수 마감일
"정부, 포용적 조치, 양보의 미덕 발휘해야"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의 모습. 2024.7.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내년도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 접수 마감일인 26일 의대 교수들은 의대생의 미응시율이 최소 96%에 달할 전망이라며 신규 의사 배출이 끊기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가톨릭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등 6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갑작스러운 의대증원 추진 이후 의료계는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라며 "전공의들의 복귀는 요원하고 의대생의 복귀는 더더욱 가망 없어 보인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 따르면 전국 의대 본과 4학년생 3015명 대상 설문 조사 결과 내년도 의사 국가시험 응시 예정자 중 95.5%가 국시 응시에 필요한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의대들은 국시 실기 접수에 앞서 본과 4학년생들에게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받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졸업 예정자 명단을 등록해야 한다. 이 명단에 등록된 의대생들만 국시 응시 자격을 얻는다.

이에 대해 교수들은 "2020년 의정 갈등 사태 속에서 실기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던 본과 4학년생이 2700여 명이었음을 돌이켜보면 이번 사태를 대하는 학생들의 의지가 얼마나 결연한지 잘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 진로까지 위태롭게 하는 이들의 항의와 행동은 '집단이기주의'라는 왜곡 편향된 프레임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며 "오늘이 지나면 내년도 의사 배출이 극소수에 그치는 사태를 피하기 어렵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의 책임 있는 조치와 대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전공의 7대 요구, 의대생 8대 요구 중에 '집단이기주의'에 해당하는 항목은 없다. 진정으로 미래 의료를 걱정하는 젊은 의사들, 예비 의사들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요청"이라며 "교수들이 올바른 환경을 미처 마련해놓지 못한 게 매우 미안할 뿐"이라고 털어놨다.

이들은 "풍전등화, 백척간두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한국 의료는 공멸 또는 극적 타개의 기로에 서 있다"며 "대학병원의 수련 시스템이 무너지면 바이탈 진료과의 전공의 지원이 급감하고, 전공의 수련 명맥이 끊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수들의 참담한 심정은 이루 말할 길 없으나, 온몸으로 불이익을 감수하며 잘못된 의료정책에 항의하고 있는 의대생과 전공의에 비할 바 아닐 것"이라며 "정부는 대승적 결단을 통해 대화합의 타개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끝으로 이들은 "신규 의사, 전문의 배출이 없고 전공의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며 "정부는 포용적 조치를 통해 험난한 위기를 극복하는 전화위복의 국정 운영을 보여주기 바란다.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라"고 촉구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