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다음 신종 인플루엔자 팬데믹 온다"…질병청 대응 강화

6년만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 전면 개정
감염병 전문가 의견 수렴…"구체적 행동·임상 콘트롤 타워 중요"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계획 심포지엄'에 참석한 질병관리청 관계자와 감염병 전문가들이 토론회에 참여하고 있다. 2024. 6. 20/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다음 팬데믹은 신종 인플루엔자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질병관리청이 이에 대비하는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 전면 개정 초안을 마련해 20일 공개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서울 중구에 있는 코트야드 메리어트에서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전문가와 소통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6년 만에 전면 개정한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 초안과 관련해 감염병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듣는 자리다.

행사에는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을 비롯해 질병청 관계자와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희진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초 다음 팬데믹이 신종 인플루엔자가 될 가능성을 경고하며 코로나19를 교훈 삼아 미리 준비할 것을 촉구했다. 질병청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 세계에서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 개정안을 마련했다.

질병청은 개정안에 △조기 감시를 통해 유행 발생 전(前) 단계에서 위험신호를 탐지하고 가장 효과적인 대응 수단을 판별하는 것 △핵심 수단인 백신 개발을 100일/200일로 단축하기 위한 전략 △원헬스 전략을 통한 인수공통감염의 공동감시와 경보 등의 내용을 담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질병청이 준비한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 계획은 굉장히 중요하다. 2006년 신종 인플루엔자 대응 계획을 통해서 진단, 백신, 항바이러스제, 격리 치료 우선순위 등을 준비해 2009년 신종 플루가 다행히 가볍게 지나갔다"면서 "계획은 질병청에서 잘 세운다. 다만 실제 행동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항바이러스제, 병상, 백신 등을 언제, 얼마를 확보할 것인지 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300여개의 음압격리병상을 마련하자는 회의 등을 많이 했다. 막상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즉각대응팀장으로 현장을 보니까 논의가 시작되고 6년이 지났음에도 음압격리병상이 100여개 밖에 없었다"면서 "항바이러스제 비축도 부족했다. 정부 예산 부서, 정치권 등에서 비축을 위한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안다. 계획은 훌륭하지만, 계획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실제 행동 계획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감염병 대유행이 발생하면 감염병 전문가뿐만 아니라 소통 전문가와 임상 현장 콘트롤 타워 등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교수는 "환자가 감염병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감염병 대응은 감염병 전문가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소통 전문가가 필요하다"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국민에게 알리는 중요한 역할이다. 백신에 대한 거부 반응 등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결과 중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청은 방역기관이므로 방역 위주로 계획 등이 잡혀 있다. 임상 현장을 조정하는 임상 콘트롤 타워도 필요하다. 방역과 임상은 양대 축이다"라면서 "예를 들어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때 입원해야 할 사람이 여러 사정으로 입원을 못하고 있는 상황 등을 현장에서 알고 있었지만, 방역 콘트롤 타워에서 조정하면서 혼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보건복지부 산하에 국가임상위원회가 생겼다가 지금 국립중앙의료원 산하로 이전됐다"면서 "질병청 계획에 임상 콘트롤 타워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구조화돼 있는 임상 콘트롤 타워와 어떻게 협업할지 고려하는 것도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