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부인암 발생률 1위 '자궁체부암'…전이 땐 5년 생존율 18%

증상 없이 진행, 전이되는 침묵의 암…6월 '자궁체부암의 달'
진단부터 치료까지 소외됐으나 최근 면역 항암치료 주목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5년 전보다 5배 증가해 3대 부인암(여성에게만 발생하는 암) 발생률 1위에 등극한 '자궁체부암'은 자궁 체부 중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 내막에 생기는 암을 말하며 자궁내막암이라고도 한다.

많은 신규 환자 수를 기록한 자궁체부암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다른 암종에 비해 진단부터 치료까지 소외당하고 있다. 질환 인식과 치료 환경 개선이 절실한 질환이라는 전문가의 조언이 뒤따른다.

매년 6월은 '자궁체부암의 달'이다. 자궁체부암이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자 대한부인종양학회는 질환의 심각성을 알리고 질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국제부인암학회와 6월을 '자궁체부암의 달'로 제정했다.

자궁체부암은 서구에서 발생하는 여성 암 중 가장 흔해 '선진국형 암'이라고 불렸다. 25년 전 연간 국내 신규 환자는 728명으로 3대 부인암이라 불리는 자궁체부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중 가장 적었다. 그러나 2021년 3749명으로 5배 증가하는 등 3대 암 중 발생률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다른 암종에 비해 진단부터 치료까지 소외돼 있다. 국가 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며 생리양이 과다하게 많거나 불규칙한 생리 주기, 폐경 이후 질 출혈 등이 있다면 부인과 전문의 진찰이 권장된다.

자궁체부암은 증상이 없어도 진행 및 전이성 암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국소적으로 발견되면 5년 상대 생존율이 95%로 높지만 멀리 떨어진 장기에도 암세포가 퍼진 '원격 전이'라면 18%로 급격히 하락한다.

더욱이 50년 동안 같은 치료법만 쓰여 자궁체부암을 소외된 암으로 만들었다. 병의 시기와 환자 연령, 전신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고 최신 치료법이 빠르게 발전되는 다른 암과 달리 자궁체부암은 수술, 방사선 치료, 부작용을 동반하는 항암화학요법 등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김재원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대한부인종양학회 회장)는 "장기간의 항암화학요법 치료는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켜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장기간 불편함을 유발한다. 자궁체부암은 다른 부인암보다 잘 알려지지 않아 질환 인식과 치료환경의 개선이 절실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자궁체부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궁내막암은 기존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부족했다. 특히 전체 자궁내막암 환자의 약 75%는 진단 후 2~3년 이내에 재발하기 때문에 건강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최근 면역항암제가 자궁내막암 환자에게 새 치료법으로 허가받기도 했다.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인체 유전자 손상을 복구하는 불일치 복귀(MMR) 단백질 결함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자궁내막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치료법이 됐다.

암세포는 'PD-L1'이라는 단백질로 면역세포를 무력화시키고 그 틈을 이용해 증식한다. 암세포의 PD-L1과 세포독성 T세포의 PD-1이 결합하면 T세포가 기능을 상실하고 비활성화 된다. 하지만 투여된 항PD-1 항체가 PD-1과 PD-L1 사이에 미리 결합하면 면역회피신호가 차단된다.

면역회피신호를 받지 않은 T세포는 암세포를 사멸한다. 대표적인 항 PD-1 면역항암제로 펨브롤리주맙이 꼽힌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자궁내막암 환자들이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려면 바이오마커(생체지표) 테스트가 필요하다. 인체에 생긴 유전자 손상을 복구하는 기능인 불일치 복구(MMR) 등이 주요 바이오마커다. 미국암종합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모든 자궁내막암 환자에게 MMR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김 교수는 "MMR 검사는 나에게 적절한 치료 옵션을 찾아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수단이라 권한다"며 "최신 치료옵션을 통해 소외된 암종이었던 자궁내막암의 치료 옵션이 확장됐으니, 환자들은 치료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