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 대학 총장에 '법원 결정 전까지 입시요강 발표 중지' 촉구

전의교협 "필수 지역의료 살리려면, 의대 교육 붕괴 막아야"
"사법부는 소송 지휘권 발동…정부는 재판 협조해야"

27일 제주대학교 교수평의회와 대학평의원회가 열리는 제주시 제주대 본관 3층 회의실 앞에서 의과대학 학생들이 의대증원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4.5.27/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이 1509명 늘어나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이 대학 총장들에게 "법원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대학 입시요강 발표를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사법부에 "정부가 대법원 최종 결정 전까지 입시요강 발표 등의 행정절차를 중지하도록 소송 지휘권을 발동해달라"고 강조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대한의사협회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의학교육 파국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의교협은 성명서에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료농단, 교육농단'은 '생산적인 비판 과정 없이 일사불란하게 도미노처럼 붕괴'되는 '맹목적인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사태를 해결해 국가를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 국가안전보장회의의 10번째 사람 규칙'을 우리 의료계가 따라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국가안전보장회의의 '10번째 사람 규칙'은 회의에서 합의된 다수의 결론(9명)에 무조건 반대하는 '소수 의견'을 내고 결론의 맹점을 공격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은 "필수 지역의료 회생 즉, 공공의 복리를 위해서는 의사를 양성하는 기관, 의과대학 교육현장이 붕괴되는 걸 막아야 한다"며 "현장 붕괴는 그 여파가 10년 넘게 지속된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이번에 의대증원이 되는 32개 대학 총장들을 향해 "이미 지난해 5월 확정 발표했던 2025학년도 대학 입시요강의 수정 발표를 지금 당장 중지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40개 의대생 1만3000명이 낸 '의대정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 고법 3건과 부산대 의대생 4명이 포함된 재항고심 대법 1건이 (이달) 30일 내로 결정되기를 소망한다"고 요구했다.

의대 교수 등 18명은 정부를 상대로 낸 서울고법의 의대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리자, 재항고했다. 사건은 23일 대법원 특별2부에 배당됐고 주심은 신숙희 대법관이다.

이에 대해 전의교협은 "신 대법관께서는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사회 영역에서 타협해서 해결돼 법원 영역에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며 "우리도 동일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에서 재항고건의 최종 결정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 '입시요강 발표 등의 행정절차를 중지하고 대법원 재판에 즉시 협조하라'는 소송 지휘권을 발동해달라"고 언급했다.

전의교협은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당신이 다수의 생각에 동조하고 있다면, 그 자리에 멈춰서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조언, 우리 사회 소수인 의료인의 간곡한 외침을 경청해달라"고 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