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페넴 항생제 처방 적정성 54.4%…사용 지침 발간

CRE 감염증 환자2067명, 병원체 보유자 3만6338명

연도별 CRE 감염증 신고현황(2018~2023)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감염증에 대한 확정적 항생제 처방 적정성이 54.4%에 불과함에 따라 보건당국이 적정 사용 지침을 발간했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CRE 감염증은 중증감염 및 다제내성균 감염증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목 균종에 의한 감염 질환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 추세이나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이 75%로 높아 새로운 공중보건 위협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CRE 감염증 환자는 2067명, 병원체 보유자는 3만6338명이다.

질병청과 대한항균요법학회는 정책연구용역을 실시했는데 국내 CRE 감염증의 치료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CRE에 의한 균혈증(471건)에 처방된 경험적 항생제의 처방 적정성은 89.5%로 높았으나 확정적 항생제의 처방 적정성은 54.4%에 불과했다.

경험적 항생제는 혈액 배양 검사 시행 후 원인균 확인 시 까지 투여한 항생제이고, 확정적 항생제는 미생물 배양 검사나 항생제 감수성 결과에 따라 조정한 항생제를 의미한다.

다만 진료 현장에서는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으나 보험 급여의 제한, 신약 도입 지연 및 적합한 지침의 부재 등으로 항생제 선택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질병청과 대한항균요법학회는 CRE 감염증 항생제 사용지침을 개발했으며 CRE 감염증에 대한 △일반적 치료 전략 △검사방법 △계열별 항생제의 역할 △질환별 추천항생제 △병합치료 방법 등을 포함해 10개 핵심 질문에 대한 권고사항을 포함했다.

또한 기존 치료제의 사용 가능성, 치료제 사용이 어려울 경우, CRE 원인균은 확인됐으나 카바페넴 분해효소 검사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등에 대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진은 "배양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사용한 경험적 항생제는 적정성이 높지만, 확정적 항생제의 경우 CRE 감염증으로 확인되어도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 선택이 제한돼 상대적으로 낮은 적정성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이번 지침은 CRE 감염증의 증가가 전 세계적 추세인 상황에서 국내에 새로운 치료제 도입과 함께 기존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지침이 진료 현장에서 항생제 적정사용을 유도함으로써 치료 효과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