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탈모약 언제, 얼마나 먹어야 해?…꾸준한 복용이 중요

"할아버지, 아버지 탈모면 나도? 그렇지 않아"
"부작용 걱정하느라 복용 중단할 필요는 없어"

ⓒ News1 DB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남성형 탈모로 병의원 진료를 받은 환자 5명 중 2명 이상은 20~30대 남성일 만큼 청년들 사이에서 탈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외적 변화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한 치료보다 빠른 효과를 보려고 과장된 소문이나 오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의료진은 "음주, 흡연, 생활 습관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해 탈모가 발현된다. 탈모 진행을 억제하려면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면서 "모발 건강에 영향을 줄 식단을 유지하는 게 좋다. 탈모를 예방하려면 스트레스 관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스테로이드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인 '5-알파 환원효소'를 만나 변환된 강력한 안드로겐(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재현 다나성형외과 원장(성형외과 전문의)은 뉴스1에 "남성형 탈모 환자라고 혈중 남성 호르몬 수치가 크게 다른 건 아니지만 모낭 부근에만 이런 DHT가 많이 생성되는 사람은 남성형 탈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탈모 환자의 80% 이상에서 아버지도 중증도 이상의 탈모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 연구가 있는 만큼 유전적 요인이 강할 것으로 짐작된다"면서도 "아버지, 할아버지가 탈모가 있다고 꼭 환자 본인에게 탈모가 생기는 게 아니다.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유전적 요인만으로 남성형 탈모가 발생하는 게 아니다. 음주, 흡연, 생활 습관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해 실제 탈모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탈모 치료의 경우, 진행 상황과 개개인 특성에 따라 설계가 다르다"고 소개했다.

증상이 느껴지면 이른 시일 내 병의원에 방문하는 게 좋은데 탈모 치료나 모발이식에 얼마나 오랜 기간 집중했는지, 본인 탈모 유형에 상담과 치료 설계가 가능한지, 어떤 치료제를 처방하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박 원장은 조언했다.

모발이식 수술에 대해 "탈모 범위, 진행 정도, 양상, 약물 반응도 및 순응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에 이뤄져야 한다"며 "모발이식 부위 외에는 탈모가 계속 진행될 수 있다. 이식 후에도 탈모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지만, 탈모 치료는 일반적으로 약물 복용을 6개월 이상 진행한다. 이로써 기존 탈모 부위가 호전 또는 유지되는지 약물 부작용이 있는지 확인한다. 그렇다고 평생 먹어야 하는 게 아니다. 3~6개월 이상 복용해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탈모약 복용을 중단하면 탈모가 다시 진행될 수 있다. 적어도 본인이 탈모 진행을 억제하려는 의지가 있는 기간 동안 약 복용을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 하루 중 어느 때 복용해도 무방한데 가급적 일정한 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꾸준한 복용에 좋다.

부작용 가능성을 두고 박 원장은 "복용한 사람의 약 0.5~1.5% 정도에서 성적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면서도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 약물에 적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상 현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부작용 경험을 이유로 복용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병의원에서 처방하는 탈모약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2종류가 있다. 모두 탈모 유발 요인인 DHT를 생성하는 5-알파 환원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는데 피나스테리드는 5-알파 환원효소 중 2형만 차단하나, 두타스테리드는 1, 2형을 동시에 차단한다.

박 원장은 "두타스테리드는 효율적으로 DHT 생성을 억제한다고 알려졌다. 또 3년 이상 탈모약을 복용한 한국인 환자 대상 임상에서 치료 효과가 입증됐고 피나스테리드보다 M자형 탈모에서 보다 우수한 효과가 확인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또 "오리지널 약은 풍부한 임상 연구와 오랜 기간 임상 현장에서 처방돼 제네릭 약보다 임상 데이터가 많다. 탈모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들에게는 오리지널 약을 먼저 권장하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더불어민주당 미래당사 '블루소다'에서 민주당 청년선대위 주최로 청년 탈모인 초청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2022.1.5.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편, 머리카락이 빠질까 두려워 머리를 자주 감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머리 감는 것과 전체 탈모량에 차이가 생기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잘 감지 않으면 두피가 지저분해져 비듬이나 지루성 피부염 같은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두피는 깨끗하게 유지해 주는 게 좋다고 박 원장은 전했다.

그러면서 "영양 섭취가 부족하거나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 모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단백질, 철분, 아미노산 등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식단 유지가 좋고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 역시 탈모 예방에 도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