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문 닫을 판' 경희의료원…"내달 급여 지급 중단 고려"

경희의료원장, 직원들에 이메일 보내 경영 상황 설명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병원2023.7.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급종합병원인 경희대병원 산하 경희의료원이 존폐의 기로에 설 정도로 경영난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의료원은 당장 직원 급여 지급 중단과 희망퇴직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주형 경희의료원장은 지난달 30일 이메일을 통해 "당장 올해 6월부터 급여 지급 중단과 더불어 희망퇴직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 원장은 경희의료원 교직원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의료사태가 11주 차로 접어들며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며 "의료원 또한 지난 3월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을 결정하고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로 자금 대책을 실행 중이지만 매일 억 단위의 적자 발생으로 누적 손실 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원 53년 이래 최악의 경영난으로 인한 의료원의 존폐 가능성도 심각한 위협을 받는 처참한 상황"이라며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개인 급여를 비롯한 각종 비용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이 학년도 말에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우려했다.

오 원장은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무급휴가, 보직 수당, 교원성과급 반납, 관리 운영비 일괄 삭감, 자본투자 축소 등으로 비용 절감 노력을 진행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며 "현재 외부 자금의 확보 가능성은 매우 불확실하며 자금의 차입은 경희의료원의 미래 성장에 늘 걸림돌로, 후배들에게 크나큰 고통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빠른 시간 내 경영 정상화가 진행돼 보다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기 전 의료원의 생존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