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서울성모 등 전국 10여개 대학병원 교수들 오늘 휴진

교수 자율 선택에 맡겨 참여 유동적
충남대병원측 “정상 진료” 진화 나서기도

안석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첫번째)을 비롯한 교수들이 외래 진료 휴진에 들어간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본관 앞에서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 의료개혁 원점 재논의를 촉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4.4.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빅5 병원(서울 주요 대형병원) 가운데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이 3일 하루 휴진한다. 전국적으로 총 10여 개 대학병원 교수들이 이날 자율적으로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상당수 교수는 자율적으로 참여한다는 전제하에 이번 주부터 일제히 주 1회 휴진하기로 했다. 다만 얼마나 동참할지는 교수들도 파악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교수들의 정신적, 신체적 피로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환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결정에 따라 서울아산병원과 강릉아산병원·울산대병원 교수들은 이날 하루 휴진과 진료 조정을 진행한 뒤 긴급 세미나를 참석할 예정이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예정된 진료와 수술은 (이미) 변경해 환자의 불편함은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2024년 의료대란과 울산의대 교육병원의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긴급 세미나도 개최한다. 교수들 상대로 각 병원 상황과 의료대란에 대한 패널 토의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세미나 개최 전 비대위는 오전 9시부터 병원 정문에서 '근거 없는 의대증원 정책을 올해는 중지하라'는 등의 피켓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최창민 비대위원장은 "세미나는 잘못된 의대증원 정책으로 인한 현장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료대란이 빨리 해결돼 의료정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도 겸하고 있는 최 비대위원장은 의대증원을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뒤 지난달 26일부로 병원을 떠난 상태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일반 환자 외래 진료·수술 휴진을 하루 앞둔 29일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대통령 담화문 관련 팩트 체크 QR코드가 붙어 있다. 2024.4.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성모병원 교수협의회(교수협) 비대위도 이날부터 주 1회 금요일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도상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원칙적으로 금요일 휴진을 권고하나 의료진 상황에 따라 다른 요일 휴진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주 금요일 외래 환자를 보던 이 비대위원장은 이날 대신 다른 날 휴진을 할 예정이다.

그는 "자율적 판단에 달린 일"이라며 "요즘에는 비대위에 냈던 사직서를 찾아, 개별적으로 의대·병원에 제출하는 교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전향적 입장 변화가 필요할 때라고도 했다.

비수도권 지역 대학병원에서도 교수들이 휴진을 결의했다. 상대적으로 금요일에 기존 외래 환자가 적고, 신체적·정신적 한계를 더는 견디기 힘들다는 점에 공감대가 모였다.

강원대병원·충북대병원·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포함)·건양대병원·원광대병원·전남대병원·계명대 동산병원 교수들이 교수협 또는 교수 비대위 논의 끝에 이날 자체 휴진하기로 합의했다.

충남대병원의 경우 병원 측이 "공식적인 방침은 아니다. 병원은 정상 진료를 할 예정"이라며 진화에 나섰고 전남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병원 측 설득에 휴진을 보류하는 모습이다.

빅5로 꼽히는 서울대병원(분당·보라매 포함)과 세브란스병원(강남·용인 포함) 등 8개 대학병원 일부 교수들이 지난달 30일 외래 진료를 축소·휴진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1일 브리핑에서 "(30일) 축소된 외래진료량은 최소 2.5%에서 최대 35%"라고 했다. 이날 10여 개 대학병원 교수들의 휴진 상황도 각 병원·정부 발표로 가늠이 될 전망이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