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 안돼" 의대 교수들 예고대로 줄사직…전국 40개대 동참

고대의대 사직서 취합…울산의대 교수 433명도 제출
진료 축소예고…당분간 사직서 제출 행렬 이어질 듯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25일 오전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3.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정부 호소에도 전국 의대 교수들이 줄지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일부 의대는 총회를 연 뒤 사직서를 일괄적으로 모아 학교 측에 낸 상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에서 이날 상당수의 소속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했다. 제출 사유로는 정부의 2000명 증원 백지화와 원점 재검토가 거론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 "오늘 사직서를 제출하겠다.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성명에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총 19개 의대가 참여했다.

이 중 울산대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오늘 울산의대 수련병원 서울아산병원·울산대병원·강릉아산병원 교수 433명은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 "교수직을 포기하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울산대 측은 정식 제출된 사직서가 확인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전북대의대 비대위도 "오늘부터 사직서를 제출한다"며 "교수로서의 직을 걸고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대의대 교수협 비대위도 사직서 제출과 관련해 이날 오후 회의를 연다. 연세대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오후 6시 의대 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한다.

전국의대교수 비대위에 소속되지 않은 다른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거나 사직서를 내기로 교수들끼리 의견을 모았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의 경우 이 병원의 순천향대 의대 교수 93명이 교수협의회에 사직서를 냈다. 오후 중 병원 인사팀에 전달될 예정이다.

고려대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아침 안암·구로·안산병원에서 각각 모여 온라인 총회를 연 뒤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증원 정책과 교육부의 배정 계획을 철회하고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한다"며 "필수 의료에 대해 근본적이고, 장기적으로 논의할 협의체 구성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3.2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의대 교수협의회들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사직서 제출과 관련해 전국 40개 의대 중 거의 대부분이 동참한 것으로 파악했다는 입장이다.

전의교협은 이날 연세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남과 별개로 교수들은 진료시간 축소와 개별적인 사직을 단행할 거라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의대증원과 정원 배정의 철회가 없는 한 이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면서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과 주 52시간 근무 등은 금일부터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의대교수비대위도 "2000명 증원을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방재승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은 뉴스1에 "이제는 전면전"이라며 "정부, 아니 윤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도 "면허정지 처리 유연화로 전공의와 학생이 돌아올지 의문이며 증원 철회가 필요한 때"라며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