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청구서에 암 진행단계 표기된 경우 33% 불과…"개선 필요"

7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의 접수·수납 창구가 붐비고 있다. 2024.3.7/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7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의 접수·수납 창구가 붐비고 있다. 2024.3.7/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병원 외래 암 진료를 받은 환자 진료비 청구명세서에 암 진행단계가 기록된 경우는 33%에 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이 같은 내용의 암 진행단계 및 전이상태 정보 추출에 대한 연구결과를 지난달 영국의학회 저널 '브리티시메디컬저널 오픈'(BMJ Open)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암의 진행단계와 전이상태는 환자상태나 치료에 꼭 필요한 정보라 환자진료차트에는 포함돼 있으나 진료비 청구명세서에서는 어느 정도 표기되고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022년 초에 공표한 국제질병분류(ICD-11)에는 폐암, 위암, 대장암의 진행단계에 대한 일부 표기는 있었으나 자세한 표기 확장코드는 대부분 부재했다.

특히 암의 전이상태를 구체적으로 표기하는 'TNM 병기 표기법'은 없었다. TNM이란 종양의 크기나 침윤정도(T·Tumor), 림프절 전이정도(N·Node), 타장기 전이를 나타내는 임상적 표기법(M·Metastasis)을 아우른다.

박영택 심평원 부연구위원 연구팀은 2021년 7~12월 내원한 암환자의 첫 번째 외래 방문 건 기준 15만1426명을 대상으로 폐암, 위암, 대장암 환자의 진료비 청구명세서를 분석했다.

명세서 특정내역에 표기된 암 진행단계와 전이상태 TNM병기 코드입력 현황을 분석했고, 암 진행단계와 TNM 병기법은 국제 암 관련 학회의 표기법을 적용했다.

외래 암 진료를 받은 환자 중 진료비청구명세서에 암 진행단계를 기록한 표기율은 33.3%였다. 질환별로는 위암 35.5%, 대장암 34%, 폐암 30.1% 순이었다.

또한 전이상태 TNM병기 표기율은 11%였으며 대장암에서 14.7%로 가장 높았고 위암 8.9%, 폐암 8.8% 순이었다.

박영택 부연구위원은 "연구결과를 향후 다양한 암환자 연구에 연계할 경우 환자 중증도 보정 등을 통한 암 연구의 질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WHO에 ICD-11의 관련 확장코드 개발을 제안했고, WHO에서 제안 수용 시 암환자 임상기록 개선을 통해 환자진료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