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GLP-1 비만 신약 도전장…3상 계획 신청

지난 5월 中 사이윈드서 '에크노글루타이드' 기술도입
국내 독점 개발·사업권 확보…2028년 연구 완료 목표

HK이노엔 전경.(HK이노엔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HK이노엔(195940)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GLP-1 계열 신약 개발에 나선다.

2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최근 GLP-1 계열 비만 신약 후보물질 'IN-B00009'(성분명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이번 임상은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IN-B00009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연구다. 모집 예정 환자 수는 384명이다. 연구는 올해 4월부터 오는 2028년 3월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IN-B00009는 GLP-1 유사체다. 약물 투여 시 인체에서 GLP-1 호르몬 유사체로 작용한다.

GLP-1 호르몬은 음식 섭취 시 분비되는데, 췌장 베타세포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늘리면서 글루카곤 분비를 감소시켜 혈당 강하 등의 효과를 낸다. 또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에서 음식물 통과를 지연시켜 포만감 유지에 도움을 준다.

IN-B00009는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중국에서 제2형 당뇨·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과 호주에서 진행된 임상 2상에서 혈당강하·체중감량 효과와 함께 안전성이 확인됐다.

HK이노엔은 기술도입을 통해 IN-B00009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중국 바이오기업 사이윈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IN-B00009 국내 개발권과 판권 등을 도입했다. 상업화 성공 시 국내에서 10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약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치료제 시장도 빠르게 크고 있다. 글로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30%씩 성장해 2030년 100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릴리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국내명 마운자로)가 양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위고비는 국내와 미국 등을 포함해 10여개국에 출시됐지만 젭바운드 출시 국가는 이에 미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는 위고비와 젭바운드 직접 비교 임상에서 젭바운드가 다소 우월한 효능을 나타내 후발주자임에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젭바운드 국내 출시일은 미정이다. 국내에는 이전 세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위고비가 유통되고 있다.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2년 1700억 원에서 오는 2030년쯤엔 72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체중과 비만율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국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빠른 의약품 개발을 통한 후보물질 상업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후발주자 중 퍼스트 무버 지위를 획득해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HK이노엔은 "추후 임상시험계획 승인 시 관련 공시를 즉시 제출할 계획"이라면서 "임상 기간은 시험대상자 등록 진행 속도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