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폐암 신약 '렉라자' 유럽서 허가…연 7조 매출 예상

J&J,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EC로부터 최종 허가 획득
"비소세포폐암 새 1차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매김 기대"

3세대 폐암 신약 '렉라자'(왼쪽)와 이중항암항체 '리브리반트'.(유한양행,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유한양행(000100)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개발한 3세대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해외명 라즈클루즈)가 유럽에서 허가됐다. 파트너사인 존슨앤드존슨(J&J)은 렉라자를 활용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J&J 자회사인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전 얀센)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렉라자와 이중항암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를 병용하는 치료요법을 최종 허가받았다.

이번 병용요법 허가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L858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를 치료할 때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됐다.

앞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이미 지난달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허가 권고 의견을 받은 바 있다.

이번 EC 최종 승인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1차 치료제로 기존 치료제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비교한 글로벌 임상 3상시험 '마리포사'에 기반을 두고 이뤄졌다.

해당 요법에서 이 병용요법은 1차평가지표를 충족했다. 22개월 추적관찰중앙값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 반응지속기간중앙값은 기존 치료제 대비 9개월 개선됐다.

헤나 헤비아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 종양학 부문 박사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새로운 1차 표준 치료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치료 초기에 질병 진행을 상당히 지연시키고 결과를 개선하는 동시에 내성이 더 복잡해지는 치료 후기 단계를 위해 화학요법을 유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고 전했다.

렉라자는 3세대 EGFR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EGFR-TKI)다. 폐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을 방해해 폐암 세포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승인된 완전 인간 유래 이중항체다.

렉라자는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가 발굴했다. 렉라자를 기술도입한 유한양행은 비임상과 국내 임상 1상과 2상을 진행해 물질 가치를 높였다. 이어 2018년 11월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에 우리나라를 제외한 렉라자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최대 계약금 1조 4000억 원 규모로 이전했다.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은 정맥주사 제형(IV) 투약이 5~6시간 걸리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피하주사 제형(SC) 리브리반트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SC는 5~10분이면 투약을 마무리할 수 있는 약물 제형이다. 먹는(경구용) 약물인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SC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의 투약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연 매출 최소 50억 달러(약 7조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