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만에 투여 ‘옵디보 SC’, 美 FDA 허가…200조 시장 판도 바뀌나

글로벌 매출 1위 '키트루다 SC' 2025년 초 허가 신청 전망
자가 투약·환자 편의성 등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

피하주사(SC) 제형이 개발된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정맥주사(IV) 제형 모습.(오노약품공업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3분이면 투여가 가능한 피하주사(SC) 제형 면역항암제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 글로벌 제약사 BMS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가 정맥주사(IV) 제형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제치고 먼저 SC 제형 허가를 받았다.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 BMS가 개발한 옵디보 SC 제형 약물 '옵디보 큐반틱'(Opdivo Qvantig)을 승인했다.

옵디보 큐반틱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신세포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편평세포암, 요로상피암, 대장암, 간세포암, 식도암,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선암 등 11종이다.

옵디보 큐반틱 허가는 '체크메이트-67T' 임상에 기반을 두고 이뤄졌다. 이전에 최대 2회까지 전신 치료를 받은 전이성 또는 진행성 투명 세포 신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BMS는 총 495명의 환자에게 옵디보와 옵디보 큐반틱을 투여했다.

연구 결과 옵디보 큐반틱은 약물 효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체반응률(ORR) 24%를 나타냈다. 옵디보 IV는 18%를 보였다. 안전성 부문에서는 유사한 데이터를 나타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로, 근골격계 통증, 가려움증, 발진, 기침 등이었다.

옵디보 큐반틱에는 할로자임 치료법의 의약품 SC 변경 플랫폼 기술 '인핸즈'가 적용됐다. 해당 플랫폼 기술은 전 세계에서 할로자임과 국내 알테오젠만이 보유 중이다.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은 'ALT-B4'다.

글로벌 제약사 MSD가 보유한 키트루다가 IV 제형 면역항암제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SC 제형 허가는 옵디보가 먼저 성공했다. MSD는 키트루다 SC 임상 3상시험에 성공하고 2025년 초 FDA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전망이다.

키트루다는 지난 2014년 FDA로부터 흑색종 치료제로 첫 승인을 받은 후 여러 임상을 통해 18개 암종에 대한 38개 적응증에서 항암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약물이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250억 달러(약 34조 7250억 원)를 기록한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이다. 지난해 MSD 매출 비중의 41.6%를 차지했다.

MSD는 지난 11월 비소세포폐암을 타깃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1차평가지표인 IV 제형 대비 약동학적(PK) 지표와 효능의 비열등성 등을 모두 충족했다. 안전성 측면에서 SC 제형 약물과 IV 제형 키트루다는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들이 IV 제형을 SC로 변경하는 이유로는 자가 투약 등 환자 편의성에 기반을 두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병원 방문을 통해 1시간 이상 투약해야 하는 IV와 달리 SC는 3~8분 만에 투여를 마칠 수 있다. IV는 수액 등을 활용해 정맥에 약물을 천천히 투여하는 방식이다. SC는 피부 바로 아래(피하)에 주사할 수 있는 제형이다. 사전 약물 충전 주사기(프리필드 시린지)나 자동 주사기(오토인젝터) 등으로도 제조할 수 있어 투약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SC 제형 면역항암제 개발 선두 주자인 BMS와 MSD는 200조 원 규모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직접 경쟁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업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2019년 713억 달러(약 105조 원)에서 연평균 10.9% 성장해 오는 2025년 1326억 6000만달러(약 195조 5000억 원) 규모를 나타낼 전망이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