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계열 비만·당뇨약, 임상2상, AI신약 개발에 돈 몰린다"

피치북 보고서…임상데이터, VC 투자 결정서 중요성 커져
GLP-1·AI 약물 선도 기업 덕 임상 검증서 다소 예외

바이오기업에 대한 임상 단계별 벤처캐피탈의 투자 규모(단위 10억 달러).(한국바이오협회, 피치북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2025년에는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를 필두로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사와 중기·후기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VC)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또한 임상 2상시험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투자 순위에 있어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분석한 글로벌 금융데이터 서비스 기업 피치북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GLP-1·AI 신약 개발사와 중·후기 임상시험에서 견고한 연구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에 따르면 그동안 VC가 투자를 결정할 때 견고한 임상 데이터 중요성이 커져 왔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약동학 등을 확인하는 임상 1상과 달리 환자에게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2상 단계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투자 유치에 유리할 전망이다.

바이오벤처 업황은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침체기를 맞아 투자 긴축에 직면했지만 2상 진행 기업에 대한 투자는 회복력을 보였다. 올해 52억 달러 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이러한 추세는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념증명(PoC) 데이터에 대해 투자사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된다.

3상 단계에 진입한 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투자 수준은 감소했다. 지난 2021년 42억 달러에서 올해 17억 달러로 줄었다. 피치북은 이러한 감소가 후기 단계 시험의 재정적·운영적 복잡성이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 등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서는 강력한 2상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검체 분석시험 수행 중인 질병관리청 연구원. (자료사진)/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전임상과 1상 후보물질 등에 대해서는 지난 몇 년간 시장 조정으로 위험 완화에 대해 강조되면서 투자 규모가 위축됐다. 초기 후보물질 개발사는 높은 실패율과 길어질 수 있는 투자금 회수 기간 등으로 투자자들이 덜 매력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개발사와 AI 플랫폼 보유 기업 등은 선도 기업 활약으로 이러한 추세에서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피치북은 일라이 릴리 '젭바운드'(당뇨 치료제명 마운자로)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당뇨 치료제명 오젬픽) 등 블록버스터급 제품에 대해 투자자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계열내최초(First-in-class) 신약 대비 상대적으로 GLP-1 계열 약물은 모방하기 쉽고, 임상 복잡성이 낮아 VC 관계자에게 신뢰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고 봤다.

AI 신약 개발 플랫폼 선도 기업은 자이라와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신스 등이다. AI 신약 개발사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임상적으로 기술을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해 AI 기반 바이오기업 중에서는 생성형 AI 접근 방식을 적용하는 기업이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유지했다.

피치북은 "기존보다 더 많은 바이오기업이 올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기 전에 2상과 3상 데이터를 제시했다는 것은 상장 전에 강력한 임상 검증을 요구하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바이오기업이 빅파마와의 파트너십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됐고, 리스크를 줄이려는 VC 투자자를 안심시켰다"고 분석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