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삭센다' 주성분 특허 만료…GLP-1 복제약 대거 출시 예고

FDA, 리라글루타이드 성분 당뇨약 '빅토자' 복제약 허가
비만 치료제 시장, 2세대 GLP-1 계열 약물 경쟁 중

ⓒ News1 DB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비만 약 '삭센다'로 유명한 1세대 GLP-1 계열 약물의 복제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이미 2세대 GLP-1 계열 약물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는 1세대 약물 복제약들이 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최근 삭센다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 성분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의 복제약을 승인했다. 이번 리라글루타이드 복제약을 허가받은 기업은 영국계 제약사 히크마 파마슈티컬스다. 제품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리라글루타이드 성분 복제약이 FDA 허가를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히크마는 미국 전역에 해당 복제약을 오리지널 약물 대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계획이다.

리라글루타이드는 GLP-1 수용체 작용제(RA)다. 약물 투여 시 인체에서 GLP-1 호르몬 유사체로 작용한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앞서 리라글루타이드 성분 오리지널 의약품은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로 각각 출시됐다. 두 약물은 덴마크계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약물이다. 당뇨병 치료제로는 지난 2010년 1월 FDA 허가를 받았다. 비만 치료제로는 2014년 12월 승인됐다.

빅토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뇨병 치료제지만 허가받은 용도와 다르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벨' 방식으로 비만 치료 등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라글루타이드는 1세대 GLP-1 계열 약물 중 하나다. 2세대 GLP-1 계열 약물이 출시됐지만 여전히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FDA는 GLP-1 계열 약물의 공급 부족을 해결하고, 환자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리라글루타이드 복제약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빅토자 복제약 허가는 1세대 GLP-1 비만 치료제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삭센다 복제약 출시는 특허 보호 등으로 2026년에 가능하다. 다만 업계는 빅토자를 오프라벨로 비만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사실상 삭센다 복제약이 시장에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2세대 GLP-1 비만 치료제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당뇨 치료제명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당뇨 치료제명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등이다. 이들 제품은 여전히 시장 수요에 맞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는 2세대 GLP-1 치료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리라글루타이드 성분 복제약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비만 치료제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복제약 가격은 통상 오리지널 약가의 30~40% 수준이다.

미국에서 빅토자 월간 투여 비용은 800달러(약 120만 원)에서 1200달러(약 176만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는 4개 이상 복제약이 시장에 출시될 시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이 기존 대비 50~6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