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국 등 '4인 연합' vs '오너가' 표 대결…오늘 한미약품 임시주총

이사 해임 안건 '특별 결의' 필요…출석 주식 수 2/3 찬성해야
의결권 자문사, 모든 안건에 반대 권고…기관 투자자 등 권고 따를 듯

한미약품 본사 로비에서 임직원이 걸어가고 있다./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128940)그룹 핵심 사업회사 한미약품 경영권을 두고 오너가 형제 측(임종윤·임종훈)과 대주주 4인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이 1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인다.

한미약품 지분율 41.42%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형제 측 임종훈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4인 연합 측 이사를 해임하고 형제 측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에 찬성할 방침이다.

형제 측이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이사 해임 안건 등은 '특별 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식 수 3분의 2(2/3) 찬성이 필요해 통과 여부는 불분명하다.

일반적으로 반대 측 없이 최대주주 지분이 33.40% 이상이면 단독으로 출석해 특별 결의를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러나 4인 연합 측이 19.16%가량을 갖고 있고 기관 투자자, 소액주주 등이 임시 주총에 참석하는 만큼 특별 결의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 1층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임시 주총에 참석할 수 있는 권리주주를 확정하는 주주명부폐쇄일은 지난달 12일이다.

한미약품 임시 주총 안건은 4인 연합 측 △사내이사 박재현(한미약품 대표) 해임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한양정밀 회장) 해임의 건과 형제 측 △사내이사 박준석(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선임의 건 △사내이사 장영길(한미정밀화학 대표) 선임의 건 등이다.

이사 해임 안건은 상법상 특별 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식 수 2/3의 찬성이 필요하다. 임종훈 대표가 한미사이언스를 통해 의결권을 활용할 수 있는 한미약품에 대한 지분은 41.42%다.

한미사이언스 지분과 4인 연합 측 19.16%(국민연금 10.02%·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7.72%·한양정밀 1.42%) 지분만 임시 주총에 참여한다면 백분율 환산 시 한미사이언스 지분 41.42%만으로도 이미 의결이 가능한 참석 주식 수의 2/3를 넘길 수 있다.

그러나 기관 투자자 등 소액 주주 또한 임시 주총에 참석할 것으로 보여 안건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 투자자 등 소액주주는 한미약품 지분 39.42% 가량을 보유 중이다. 이들 중 일부 혹은 전체가 임시 주총에 참여하는 만큼 안건 통과 여부는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GL)는 안건에 모두 반대할 것을 주주에게 권고했다.

업계는 임시 주총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자가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따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4인 연합 측이 승기를 잡게 되면 표 대결은 2025년에 개최될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번 더 이뤄질 전망이다. 4인 연합 측 이사로 구분되는 한미사이언스 이사 3명의 임기가 2025년 3월 24일 만료된다.

앞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5%를 보유하고 경영에 참여한다고 선언한 라데팡스가 기존 3인 연합과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며 4인 연합을 결성했다.

2025년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는 이전 임시 주총에서 제안된 것과 같이 이사 수를 늘리는 정관 변경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건에 더해 임기 만료 이사를 재선임하거나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건 등이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