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온라인팜·예화랑 임대차 계약 또 충돌…"적법" vs "비정상"

"보증금 48억·월세 4억·임대차기간 20년 등 이례적"
"한미그룹 중장기 계획 일환…의약품 자동조제기 홍보 공간도 필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대주주 3인 연합(왼쪽)과 한미약품 오너가 형제 측 임종윤 사장,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한미약품, 한양정밀 제공)/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임종윤·종훈 등 형제 측과 신동국·송영숙·임주현 등 대주주 3인 연합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그룹이 계열사 온라인팜과 갤러리 '예화랑' 사이에 맺은 임대차 계약과 관련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종훈 대표이사 등 형제 측은 25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은 계열사 온라인팜 대표이사에게 지시해 가로수길 소재 예화랑 건물에 대해 임대차보증금 48억 원, 월세 4억원, 임대차 기간 20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하고, 48억 원을 선입금하게 했다"는 내용의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형제 측은 "예화랑 건물은 아직 완공도 되지 않은 건물(철거·재건축 진행 중)로, 입주는커녕 준공도 되지 않은 건물 임차를 위해 계약 체결 후 닷새 만에 48억 원을 선입금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온라인팜은 온라인 판매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도매회사로 이 같은 규모의 건물을 임차할 필요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임대차계약 조건대로라면 온라인팜은 향후 20년간 1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지출해야 한다는 게 형제 측 주장이다. 온라인팜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 40억원, 당기순이익 167억6000만원 규모의 유통회사다.

형제 측은 "향후 1000억원 규모의 현금이 지출될 수 있는 큰 의사결정임에도, 온라인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예화랑 소유자 김방은은 노소영 관장이 이끄는 미래회 출신으로 임주현 부회장도 한때 미래회에서 활동한 적 있다. 모녀는 계열사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대주주 3인 연합이 지배하고 있는 한미약품은 "온라인팜의 임대차계약은 적법하다"고 반박했다.

한미약품은 "창립 50주년을 맞았던 지난해, 한미그룹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으며 여러 계획 중 제품 리브랜딩을 통한 매출 증대를 계획의 일환이었다"면서 "아울러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를 앞두고, 의약품 자동 조제기를 보유한 제이브이엠 기기를 활용해, 이 시범사업을 준비하고자 했으며 이를 위한 쇼케이스 공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미약품그룹 역사관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장소도 오랜 기간 물색해 왔다"며 "예화랑 건물은 적합한 공간이자 우수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됐다. 계약 체결 전 현장을 찾은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도 사업 타당성이 좋다는 의견을 표명하며 계약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또 "법적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해, 당시 법무팀과 법무법인(태평양)을 통해 리스크를 점검한 바 있다"며 "특히 48억원 선지금 조건으로 △한미가 원하는 콘셉트와 디자인으로 건축 △주변 시세보다 적은 월세금액 △월세 10년간 동결 △언제든 전대 가능 △63억 원 규모 근저당 설정 △입주 시기 못맞출 경우 96억 원 반환 조건 등 한미에 유용한 방향으로 수립된 계약"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그러나 사업이 추진되는 중 올해 3월 OCI 주주총회가 진행돼 경영권이 바뀌는 상황이 됐고, 새로운 경영진이 추진하는 사업 구상에 따라 해당 공간은 화장품 등 제품 리브랜딩을 위한 목적이 아닌 다른 사업 목적을 추진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온라인팜은 회사의 컨셉이 반영된 디자인을 예화랑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왜곡된 주장을 펼치는 상대측을 특정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하는 것은 물론, 해당 정보를 짜깁기해 유출한 내부자, 허위사실 유포자 등에 대해서도 죄를 물을 예정"이라며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언론중재위원회 등 절차에 따라 반론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