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3인 연합 "한미사이언스 중장기 전략, 신기루에 불과"

신동국·송영숙·임주현 "기업 가치 제고 위한 진정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

27일 서울 송파구 한미사이언스 본사. 2024.9.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등 이른바 3인 연합은 한미사이언스가 지난 6일 발표한 '한미그룹 중장기 성장전략'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진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7일 밝혔다.

현재 그룹 내에서는 지주사 실권자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과 이사회 재편을 요구하는 신동국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3인 연합' 간 경영권 분쟁이 치열하다.

한미사이언스는 전날(6일) '장래사업·경영계획' 공시를 통해 인수합병(M&A)·연구개발(R&D) 등에 8150억 원을 투자해 2028년 매출액 2조3267억 원, 목표 영업이익률 13.7%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3인 연합은 "한미사이언스의 '한미그룹 중장기 성장전략'은 최근 한미사이언스가 30억원의 비용을 들여 외부 컨설팅을 받은 보고서에서 발췌한 걸로 보인다. 지난해 한미그룹이 도출한 전략보고서를 '짜깁기'한 수준이어서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도 계열사 대표와 몇 차례 인터뷰만 진행됐을 뿐, 작성되는 내용에 대해 한미그룹원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은 '깜깜이 보고서'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직격했다.

3인 연합은 또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인물이 한미사이언스에 입사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계약직 임원이라고 주장하며 "한미약품 대표도 모르고, 전혀 상의된 바 없는 중장기 전략에 30여억 원을 투자한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8150억 원 자금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3인 연합은 "조달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며 "이에 앞서, 개인 채무로 연간 이자비용만 10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쓰고 있는 두 형제의 오버행 이슈 해소 방안은 무엇인지 보다 허심탄회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한미사이언스의 주식 가치를 억누르고 있는 핵심 요소가 두 형제의 '과도한 채무'란 점을 엄중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임종훈 대표는 실적에 대해 책임감 있는 태도로 투명하게 원인을 밝히고, 회사의 정상 경영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올 3분기 연결기준 한미사이언스의 동기간 대비 영업이익은 37.2%, 순이익은 44% 각각 감소한 바 있다. 3인 연합은 "이런 급격한 수익성 악화는 헬스케어 사업 부진과 더불어 한미약품의 정상 경영을 방해하고, 불필요한 용역비 지출로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들은 "형제 측이 회사의 자산을 자신들의 사적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미사이언스 대주주로서 모든 주주님들을 대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저희 3인은 이 같은 회사 자산의 사적 유용을 막아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7일 형제 측의 기자회견에서) 한미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무리 아름다운 청사진도 실행하는 사람들의 힘이 모이지 않으면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주총 당시, 주주들을 현혹했던 '시총 200조 달성', '바이오의약품 100개 생산'과 같은 공허한 비전"이라며 "주주와의 약속은 엄중하고, 소중하다. 주주들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한 형제들의 공식 발언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들은 "임종훈 대표가 지주회사의 대표로서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비전을 다시 한번 떠올려 주길 바란다"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함과 동시에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지금의 분쟁 행보를 즉시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