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도 필수의료…'기피 과' 되는 일 없어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한국로슈진단 주최 기자간담회 발표
"산업계 뿐만 아니라 공공·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필요"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엄태현 정책이사(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한국로슈진단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진단검사는 효과적인 치료 방향성을 설정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필수의료행위입니다. 매년 40명 안팎의 전공의를 뽑던 진단검사의학과가 '기피 과'로 전락하면 환자 진료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칩니다. 임상 의사가 환자의 손만 잡아주는 게 진료가 아닙니다. 절대적으로 기피 과가 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엄태현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정책이사는 5일 한국로슈진단이 서울 코엑스에서 '진단검사가 제시하는 미래 의료와 혁신'을 주제로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필수의료로서 진단검사의학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의정갈등이 장기화 하면서 필수의료 붕괴 우려에 대한 학회의 입장 표명으로 풀이된다.

엄태현 정책이사는 "비필수의료의 희생을 통해 필수의료를 살린다는 개념이 정립되고 있어, 진단검사의학도 필수의료라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며 "진단검사는 시약 분석에서 환자 진료에 이르기까지 전체 의료 여정에 필요한 의학적 결정의 약 60~70%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진단검사의학도 필수의료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주목도가 크게 높아졌지만 본래 진단검사의학과는 의료법이 규정하는 종합병원 요건 내 필수진료과목 중 하나로 포함돼 있었고,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162개의 필수 체외진단 영역와 200여개 권고사항을 담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로슈진단 '진단검사가 제시하는 미래 의료와 혁신' 기자간담회 전경(한국로슈진단 제공)

엄 정책이사 등 학회 임원들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진단검사의학의 중요성과 혁신 기회 그리고 전망에 대한 지견을 설명했다. 진단검사 데이터는 환자의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건강관리와 예측, 질환 진료, 감염 관리와 방역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경제적 가치는 최대 2조원 규모로 추정될 만큼 잠재 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윤여민 학회 학술이사는 "우리나라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들과 검사실은 세계적으로 매우 우수한 고품질의 진단검사 데이터를 생산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데이터의 디지털 전환과 표준화 향상을 위한 시스템, 제도적 개선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보건의료산업의 혁신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사일 학회 이사장은 "진단검사의학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그 중요성을 국민 모두 체감했을 정도로 국가 보건의료 체계 근간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필수의료 분야"라며 "진단검사의학의 발전을 위해 관련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산업계뿐만 아니라 제도 및 시스템 측면에서 공공·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한국로슈진단은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데 따라 노년기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검사 중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유일하게 활용되던 기존 PET(전자방출 단층촬영) 검사 대비 소요 시간과 비용이 적고 더 이른 시점에 조기 진단이 가능한 뇌척수액(CSF) 검사를 국내 출시한 상태다.

조성호 진단검사사업부 전무는 "정량적·객관적인 알츠하이머병 진단검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검사뿐만 아니라 사전 선별검사와 치료, 모니터링 단계까지 환자의 전체 의료 여정을 포괄하는 검사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킷 탕 한국로슈진단 대표이사는 "최근 진단검사에 대한 인식 증대와 디지털 헬스케어의 발전으로 개인 맞춤형 진단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며 "한국로슈진단은 앞으로도 폭넓은 질환 영역을 아우르는 혁신적인 진단 솔루션으로 의료 시스템 효율화 및 환자 치료 예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