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T 장점요? 환자 편의성 ↑·데이터 신뢰도 ↑·의료진은 연구 집중"
[진화하는 임상③] 이효백 메디데이터 컨설턴트 대표 인터뷰
"분산형 임상 도입 필요성 체감…규제·인식 개선 동반돼야"
- 황진중 기자
"분산형 임상시험(DCT) 요소의 원활한 도입을 통해 국내 임상시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규제 전문가 협의체 '아릭트'(ARICTT)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DCT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가이드라인 개발이 가장 시급합니다."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이효백 메디데이터 컨설턴트 대표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DCT에 대해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DCT는 기존 임상시험과 달리 병원 등 시험기관 중심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 방식을 일컫는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기점으로 크게 활성화됐다. 당시에는 감염을 우려해 환자와 연구자들이 시험기관에 방문하는 것이 제한됐었다. 그럼에도 임상시험을 계속해서 진행하고자 하는 노력과 의지가 DCT 확산으로 이어졌다.
국내 DCT 활성화를 위해서는 법률, 정책 개정 등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법 등이 상충하는 지점이 있어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민관학계 등은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권고안을 도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효백 컨설턴트 대표는 "아릭트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임상시험 자료 수집 가이드라인을 개발 중"이라면서 "가이드라인은 빠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초까지 발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릭트가 권고안을 발표할 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고안을 참고해 기준을 개발하고 규제기관 지침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릭트의 중장기 목표는 DCT가 국내 임상시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선진화하고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DCT의 성공적인 국내 도입을 위해서는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기술 발전, 규제적 뒷받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효백 대표는 "메디데이터를 필두로 여러 관련 기업이 규제기관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를 위한 기술 준비도 대부분 이뤄진 상태"라면서 "법적, 규제적 한계를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그 과정에서 국내 실정에 맞는 요소나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DCT 도입을 위해서는 제약사 등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신기술 도입은 쉽지 않은 일이기에 데이터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지, 법률 제한은 없는지 여러 우려 사항을 검토하고 해소하는 작업이 내부적으로도 필요할 것"이라면서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 임상시험 전체에 미치는 혜택을 보는 인식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DCT가 기존 전통적인 임상시험과 완전히 다른 임상시험은 아니라고 봤다. 전통적 임상시험에 분산형 임상 요소를 더해 환자 편의성을 높이고 임상시험을 상대적으로 더 유연하게 운영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DCT를 통해 환자가 더 이상 병원에 방문할 필요 없이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등 연구에 참여하고, 해당 데이터를 여러 IT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수집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가 중앙 데이터센터에 저장돼 병원과 환자가 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아도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임상시험 데이터는 병원의 의무 기록 시스템(EMR)에 1차적으로 저장된다. 이후 해당 데이터가 전자 데이터 수집 시스템(EDC)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임상시험용 데이터로 변환돼 저장된다.
병원마다 EDC를 거치기 때문에 EMR에 입력된 초기 데이터세트의 형태가 다르다고 해서 수집되는 데이터의 형태가 달라지지 않고, 대개 일정한 통일성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웨어러블 기기 등을 활용하는 DCT로 데이터의 수집 형태와 방식도 다양화됨에 따라 원내 의무 기록 시스템에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는 기술 등이 고려되고 있다.
이 대표는 "대표적으로 메디데이터의 '레이브 컴패니언' 솔루션을 활용하면 의료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 수집 시스템(EDC)에 직접 입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과거에는 사람이 전자 건강 기록(EHR) 데이터를 수동으로 EDC에 옮기고 포맷을 변형해야 했다면, 이제는 디지털 기술로 EHR과 EDC를 연동해 자동으로 EDC에 입력되도록 처리할 수 있다. 이처럼 DCT가 활성화되면 데이터의 수집 방식은 이전보다 자유로워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DCT를 활용할 시 환자, 의료진, 제약사 등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환자는 반드시 병원에 직접 방문해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스마트 디바이스, 웹, 모바일 앱 등을 통해 가정 등 원외에서 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 의료진은 업무 부담을 줄이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환자로부터 높은 데이터 신뢰도와 정확성을 갖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대표는 "이전에는 휴먼 에러를 줄이기 위한 모니터링이 필요했지만, 디지털 기술로 수집된 데이터는 그 자체로 초기 데이터이므로 별도 모니터링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이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메디데이터가 자체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분산형 임상시험 모델을 임상시험에 적극 반영 시 연구에 소요되는 전체 비용이 약 20~30%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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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전통적인 임상시험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임상시험 방법 '분산형 임상시험'(DCT)이 글로벌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업계도 DTC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정부 당국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뉴스1은 총 3편의 기획 기사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의약품 개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임상시험에 대한 글로벌 트렌드와 국내 활성화 방안 등을 조명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