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배 더 많은 항원' 고용량 독감 백신, 예방 효과 24%↑

감염학회, 65세 이상 고령자에 고면역원성 백신 권고
폐렴 등 입원율 64% 줄여…"독감으로 인한 사망 등 감소"

사노피가 지난달 출시한 고용량 독감 백신 '에플루엘다테트라'.(사노피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젊은 성인 대비 백신 효능 등이 빨리 감소하는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고용량 독감 백신 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실제 표준용량 독감 백신 대비 고용량 백신 효능이 24%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고령자는 노화로 인한 내분비 기능·근력 감소, 신경계를 포함한 전반적인 신체기능 저하로 인해 스트레스에서 회복하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신체 능력이 낮아질 수 있다.

또 면역반응 저하로 예방접종 후 백신 바이러스 주에 대한 항체 역가가 상대적으로 더 빨리 감소해 젊은 성인에서는 약 70~90%로 추정되는 임상적 백신의 효과가 고령자에게서는 17~53%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항체 역가는 항체 등의 효력을 나타내는 값을 의미한다.

이 같은 한계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고면역원성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고면역원성 백신은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면역반응을 증가시킨 백신이다. 높은 항체 수준을 유도해 상대적으로 높은 면역반응을 이끌어낸다는 장점이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2023 성인예방접종 개정안'을 통해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를 포함한 주요 국가의 보건당국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을 표준용량 독감 백신보다 우선 접종 권고한다.

국내에서 고면역원성 백신은 유료로 접종이 가능하다. 고용량 4가 독감 백신인 '에플루엘다테트라'와 면역증강제가 함유된 백신 '플루아드 쿼드' 등이 있다.

표준용량 백신 대비 4배 많은 항원을 포함한 고용량 독감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자들에게 면역노화를 보완할 수 있도록 높은 항체 수준을 유도하는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이다. 임상을 통해 표준용량 독감 백신 대비 우월한 예방 효능이 확인됐다.

'고령자에서 고용량 독감 백신과 표준용량 백신의 효능' 연구에 따르면 고용량 독감 백신은 표준용량 백신보다 24.2% 더 높은 독감 예방효과를 보였다. 독감으로 인한 폐렴 발생률을 39.8%, 심각한 심폐 질환 발생률을 17.7% 감소시켰다. 실제임상근거(Real-World Evidence) 연구에서 독감과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을 64.4%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고용량 독감 백신은 12번의 독감 유행 기간 65세 이상 고령자 45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배정·관찰연구·실제임상근거 메타분석 결과 표준용량 백신 대비 독감 합병증으로 인한 입원율을 27.8%, 심폐질환 관련 입원율을 16.7%, 모든 원인에 의한 입원율을 8.2%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은 한양대구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에플루엘다테트라와 같은 고용량 백신 등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은 고령층에게서 표준용량 백신 대비 더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인다"면서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를 통해 독감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사회적 의료 부담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독감 고위험군이 건강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는 독감 백신 접종과 더불어 기존 만성질환 관리, 위생 관리 등 기본적인 개인위생관리를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