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mRNA 항암 백신·신약', 전임상서 효능 확인"

유럽 유전자세포치료학회서 연구결과 2건 포스터 발표
"암서 발견되는 KRAS·P53 변이 표적해 종양성장 억제"

허용호 한미약품 R&D센터 그룹장(왼쪽)과 한영진 연구원이 유럽유전자세포치료학회에서 mRNA 항암 백신·신약 후보물질 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한미약품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128940)은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유럽유전자세포치료학회(ESGCT)에 참가해 다양한 KRAS 돌연변이를 타깃하는 'KRAS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암 백신 후보물질'과 p53 돌연변이 암을 표적하는 'p53 mRNA 항암 신약 후보물질' 전임상 연구 결과를 각각 1건씩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mRNA는 DNA에 있는 유전 정보를 단백질 합성 기관인 리보솜에 전달하는 전령 역할을 수행하는 물질이다. 업계는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특정 항원 또는 치료용 단백질의 유전 정보를 기반으로 mRNA를 설계할 시 더 정밀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다양한 주요 KRAS 돌연변이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는 mRNA 기반 항암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KRAS 변이는 폐암과 대장암, 췌장암 등에서 매우 높은 빈도로 발견된다. 이를 표적하는 저분자 억제제는 G12C 변이에 국한돼 있는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 한미약품은 KRAS mRNA 항암 백신 후보물질을 통해 여러 KRAS 변이를 동시에 표적할 수 있다는 결과를 입증했다. 이 백신 후보물질은 정상 세포와 KRAS 천연형 암세포, G12A, G12C, G12D, G12V, Q61H 등 다양한 KRAS 변이 암세포를 공동 배양한 실험에서 KRAS 변이 암세포 성장만 선택적으로 억제했다.

이 백신 후보물질은 면역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독성 T 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주요 단백질인 그랜자임 B(granzyme B)와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을 증가시켰다. G12C 변이를 가진 폐암과 G12D 변이를 가진 대장암의 동물 모델에서 유의미하게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다른 연구에서는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p53 mRNA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통해 암세포 사멸 기전이 활성화되고 종양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mRNA 항암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입증했다.

대표적 종양억제 유전자인 p53 단백질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암세포는 끊임없이 분열하고 성장할 수 있다. 암 환자에게 높은 비율로 존재하는 p53 변이를 표적하는 치료제 개발이 시도됐지만, 상용화된 약물이 없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mRNA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정상적인 p53 단백질을 세포 내부에 발현시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작용 원리를 발표했다. 폐암과 난소암, 췌장암 등 다양한 동물 모델에서 특별한 부작용 없이 암세포 성장을 현저하게 억제한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연구개발(R&D)센터장은 "신약 개발 전문 제약기업으로서 축적해 온 R&D 역량을 바탕으로 mRNA를 비롯해 세포·유전자, 표적 단백질 분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차세대 모달리티의 혁신 잠재력을 극대화해 의약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에 대한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목표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