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돈 태워야 발전…공공·민간 분야 투자 조화 필요"

복지부·식약처·임상지원재단 글로벌 콘퍼런스 2024 개최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가 KIC2024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4. 10. 29/뉴스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꾸준히 투자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가신약개발재단 등 공공 부문 지원과 벤처캐피탈(VC) 등 민간 분야 투자가 조화를 이루면서 적극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제10회 2024 KoNECT-MOHW-MFDS 인터내셔널 콘퍼런스'(KIC 2024)를 개최했다.

KIC는 제약·바이오기업 개발자, 임상 연구자, 규제기관, 임상시험수탁기관 등 국내외 15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해 신약 개발·임상 개발 지식·경험을 공유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 콘퍼런스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가신약개발재단(KDDF)을 비롯해 K-바이오 메가 펀드 운용사 LSK인베스터먼트, 메디라마 등 제약바이오, 투자 업계 관계자가 모여 국내 제약바이오 현황과 전망을 분석했다.

토론회에 좌장으로 참여한 백승재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바이오는 돈을 태우면서 가야 한다. 그동안 민간 부문에서 투자가 다수 이뤄졌지만, 이제는 KDDF 등 공공 부문에서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는 토론회 발제를 통해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자금, 자원 등 투자가 원활해 성과가 있었다"면서 "2021년부터 기울어진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가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중요성'을 주제로 한 문한림 대표의 이날 발표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기술거래 위축을 막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7~2022년 글로벌 기술거래 건수는 5861건에서 5600건으로 줄었다. 구체적으로 북미와 유럽, 일본 등 선진 제약바이오 국가에서 기술거래가 각각 355건, 163건, 88건이 감소했다. 반면 해당 기간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건수는 오히려 늘어난 239건을 나타냈다.

문한림 대표는 "앞선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봐야 한다"면서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제약바이오에 대한 흥미나 기대가 사그라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여전히 세포유전자 치료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분야 등에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신약 개발 분야 투자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24. 10. 29/뉴스1 황진중 기자

KDDF와 LSK인베스트먼트 등은 각 기관 기준에 맞춰 제약바이오 분야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KDDF는 후보물질 발굴 등 신약 연구개발(R&D) 초기 단계에 주로 투자한다.

김남순 KDDF R&D본부장은 "주로 지원 중인 과제는 발굴 등 초기 단계 과제"라면서 "전문가의 서면 평가 등을 거친 후 실사를 진행한다.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후 과제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굴단계에서는 어떤 물질을 찾을지에 대한 연구 계획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선행 연구 데이터 등이 중요하다"면서 "비임상 이후 단계는 해당 물질이 얼마나 개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지 보여주는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SK인베스트먼트는 주로 임상 1상시험과 2상 등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투자자들은 돈을 벌 수 있는 과제에 투자한다. 시장에 자금 유동성이 떨어져 있지만 임상 성과가 나오고 있는 기업은 자금 조달 등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면서 "이외의 기업들은 시장에서 소외돼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펀드를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LSK인베스트먼트가 구축 중인 글로벌 펀드 목적은 국내 바이오 기업에 자금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해외에서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기업·자산 가치 상승 사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