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 우세?…마운자로, 국내 출시는 언제

위고비, 전 세계 9번째로 국내 출시·평균 15% 체중 감소
릴리 측 "전 세계 공급 불확실성 높아…출시 일정 결정 안 돼"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당뇨·비만 신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왼쪽)와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노보 노디스크 일라이릴리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15일 국내 시장에 출시되면서 경쟁 약인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했다.

마운자로는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출시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늦은 출발로 시장 선점의 기회를 잃게 된 아쉬움은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효능을 앞세워 만회할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이날 국내에 위고비를 출시했다. 국내 유통은 쥴릭파마코리아가 담당한다. 병의원과 약국으로부터 위고비 주문을 받는다.

위고비는 0.25㎎, 0.5㎎, 1㎎, 1.7㎎, 2.4㎎ 등 5가지 용량으로 공급·처방된다. 환자 상태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용량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위고비는 인체 GLP-1 호르몬과 비슷한 구조를 갖춘 GLP-1 수용체 작용제다. GLP-1 호르몬은 음식 섭취 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췌장 베타세포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늘리면서 글루카곤 분비를 감소시켜 혈당 강하 등의 효과를 낸다.

또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에서 음식물 통과를 지연시켜 포만감 유지에 도움을 준다. 임상 3상에서 68주에 걸쳐 위고비를 투여한 결과 투여군은 평균 14.9% 체중감량을 보였다. 위약군은 2.4%를 나타냈다.

위고비 경쟁 약물은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다. 마운자로는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업계는 위고비가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선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 마운자로는 당뇨약과 비만약 상품명이 엄연히 구분이 돼 있다. 당뇨약으로는 마운자로, 비만약으로는 젭바운드로 유통된다. 국내에서는 당뇨약과 비만약 적응증까지 확보한 마운자로 명칭 하나로 사용될 예정이다.

마운자로는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기전을 나타내는 신약이다. 글로벌 임상 3상에서 당뇨·비만 적응증과 관련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72주 기간 동안 5㎎, 10㎎, 15㎎ 용량에서 각각 체중을 15%, 20%, 21% 감소시켰다.

릴리는 국내 제2형 당뇨병 환자와 비만 환자를 위해 마운자로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마운자로 국내 출시 일정과 유통사, 마케팅 방향성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마운자로를 비롯한 전체 인크레틴 치료제들에 대한 전 세계적인 강력한 수요 및 공급 부족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 일정, 유통사, 방향성 등 관련해서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업계는 위고비 시장 선점 효과와 효능, 보험급여 여부 등이 비만 치료제 마케팅 경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위고비가 혁신 신약으로 먼저 국내 시장에 출시된 효과는 영업 부문에서 상당히 크다"면서 "한번 처방된 약을 잘 바꾸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어 시장 선점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비만 치료제가 아직 비급여 제품이므로 추후 보험급여를 받는다면 환자부담금이 별 차이가 없어 마운자로가 위고비와 동일 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안전성이 강조된 아시아 또는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를 의료진에 얼마나 설명할 수 있을지 등 임상 데이터가 주요 경쟁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위고비가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함에 따라 노보노디스크가 상당한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릴리의 마운자로가 현재 미국에서만 출시된 상황에서 국내 도입 시점이 불확실하므로, 위고비의 시장 선점 효과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위고비의 국내 출시는 전 세계에서 9번째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젭바운드의 체중감량 효능이 약 20%로 위고비의 약 15%보다 우수하다는 임상 결과가 있으나, 우리나라의 체중 분포를 고려할 때 위고비만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위고비의 빠른 진입과 초기 점유율 확보는 경쟁 우위를 강화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jin@news1.kr